살인미수 혐의를 받고 경찰에 쫓기던 친구의 도피를 도운 30대가 이 일이 빌미가 돼 필로폰 투약 사실이 들통나 구속됐습니다.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홍 모(38)씨는 지난 8월 30일 친구 박 모(37)씨의 다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람을 흉기로 찔러 경찰에 쫓기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박 씨는 자신에게 험담했다는 이유로 그날 새벽 구로구 구로동의 길가에서 지인 이 모(42)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는 터였습니다.
홍 씨는 자신의 승용차에 박 씨를 태우고는 서울을 벗어나 박 씨의 도피를 도왔습니다.
2∼3일쯤 박 씨의 도피를 도와준 홍 씨는 "이 정도 했으니 됐다"며 다시 서울로 돌아와 그와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살인미수를 저지른 친구를 도운 '의리파' 홍 씨는 마약에 손을 대고 있었습니다.
홍 씨는 8월 초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마약상으로부터 필로폰 10g을 사들이고는 김 모(32)씨와 함께 투약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홍 씨가 박 씨의 도피를 도울 때도 김 씨는 차에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앞서 홍 씨는 휴대전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얼음 하실 분' 등의 제목으로 대화방을 만들어 접속한 김 씨를 만났습니다.
이 대화방에서 '얼음 한다'는 것은 마약을 한다는 뜻입니다.
두 사람의 마약 투약은 엉뚱하게도 박 씨의 도피를 도왔던 일이 빌미가 돼 탄로 났습니다.
박 씨를 추적하던 경찰은 지난달 2일 오후 11시 대구 달서구의 한 모텔에 주차돼 있던 홍 씨의 승용차를 발견했습니다.
이 모텔을 급습한 경찰은 마약에 취해 있던 김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당시 옆 모텔에서 투숙하고 있던 홍 씨는 신발을 챙기지도 못하고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살인미수범을 체포하려던 경찰은 두 사람의 마약 행각을 적발하게 된 것입니다.
친구의 도피를 도왔던 홍 씨는 졸지에 자신까지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됐습니다.
대구에서부터 한 달 넘게 전국을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하던 홍 씨는 결국 이달 15일 밤 경기도 안양에서 체포됐습니다.
홍 씨의 도움으로 도피 생활을 이어 오던 박 씨는 이미 지난달 5일 충남 천안에서 검거된 후였습니다.
경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홍 씨와 김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박 씨를 구속했습니다.
홍 씨는 도피하던 중에도 경기 화성시 도로변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 씨와 김 씨는 경찰에서 한목소리로 "권유를 이기지 못해 마약을 했을 뿐 내가 스스로 마약한 것은 아니다"라며 마약을 투약한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의 또 다른 마약 투약 사실 등 추가 범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살인미수범 도피 돕던 '의리파' 친구, 본인 마약범죄 들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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