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이 중동 난민과 이민자들의 입국을 통제하면서 병목현상이 도미노식으로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AP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19일(현지시간) 유럽 부국으로 가려는 난민들이 세르비아-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국경에서 입국이 제한돼 접경 지역에서 노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헝가리가 지난 17일부터 크로아티아 국경에 철책을 치고 난민 입국을 차단하고, '난민 통로국'들도 잇따라 입국 허용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헝가리의 국경 차단에 따라 터키와 그리스, 마케도니아, 세르비아를 거쳐 '크로아티아-헝가리-오스트리아-독일'로 가던 경로가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독일'로 바뀌었다.
새로운 경로의 기착지가 된 슬로베니아는 전날 오스트리아가 하루 난민 입국을 1천500명으로 제한한다고 통보함에 따라 크로아티아에서 넘어오는 난민을 하루 2천50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독일이 지난달부터 난민 등록절차의 속도를 늦춰 수용시설이 포화된 오스트리아가 슬로베니아에 통보한 규모는 헝가리에서 넘어 온 규모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스트리아 정부는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1천500명으로 제한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크로아티아의 슬로베니아 접경 지역에서 난민 수백명이 비가 오는 추운 밤을 밖에서 지내야 했다.
크로아티아도 세르비아에서 오는 난민이 하루 5천명 규모로 슬로베니아에 하루 5천명 수용을 요구했지만 절반만 허용하자 세르비아 국경 통제를 강화했다.
크로아티아 경찰의 저지로 세르비아에서 국경을 넘지 못한 난민 수백병 역시 이날 아침부터 국경을 개방하라고 시위를 벌였으며, 공식 국경검문소 대신 옥수수밭 등을 거쳐 크로아티아로 넘어가고 있다.
세르비아-크로아티아 국경에 있던 시리아 난민 파루크 알하팁은 AP 통신에 "우리는 추운 날씨에 좋지 않은 곳에 있다. (유럽) 정부들은 우리의 고통을 고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 경찰은 세르비아 국경 인근 오파토파츠 난민캠프에 아직 4천여명이 남아있다며 수용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크로아티아가 난민을 수용하지 않고 기차와 버스를 동원해 슬로베니아로 떠넘겨 5천명이 도착했다고 비판했다.
베스나 즈니다르 슬로베니아 내무장관은 크로아티아가 슬로베니아의 요청을 무시하고 난민을 무제한 실어 보내는 것은 전적으로 용인할 수 없다며 "크로아티아는 수송자 역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란코 오스토이치 크로아티아 내무장관은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라며 "첫날에는 그들(슬로베니아)이 8천명을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 숫자는 24시간이 지나자 5천명이 됐고 다시 2천500이 됐다. 마지막에는 0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토이치 장관은 "크로아티아는 EU의 난민 결집 센터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리스가 수천명씩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가 난민 입국을 제한하고 있지만 전날 그리스에서 마케도니아로 넘어간 난민은 하루 1만명으로 집계돼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닌 세르비아와 마케도니아가 '난민 주차장'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세르비아 담당 멜리타 수니치 대변인은 전날 마케도니아에서 세르비아로 입국한 난민이 1만명에 이르러 지난달 평균 입국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고 말했다.
수니치 대변인은 세르비아에서 크로아티아 국경을 넘지 못한 난민은 6천여명이며 이들은 전날 밤 내린 비로 무릎 깊이의 진흙탕이 생겨 잠을 잘 수도 없었다며 끔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U 정상들은 지난 15일 정상회의에서 터키에 재정을 지원해 터키로부터 유입되는 난민을 줄이고 EU 외부 국경 통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난민 대책의 중점이 수용에서 통제로 선회했다.
한편,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이날 뉴스채널 A하베르와 인터뷰에서 EU와 불법 이민자 근절을 협력하겠다면서도 "누구도 터키가 모든 난민을 수용하는 집중 캠프가 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우리(터키)에게 돈을 주면 난민은 터키에 머문다'는 식의 이해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전날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도 이런 입장을 전달했으며 메르켈 총리와 30억 유로(약 3조8천300억원) 지원을 논의했지만 최종 금액은 아니며 필요액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유럽국들 난민 입국 통제에 '연쇄 병목현상' 현실화
중동 난민들,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세르비아 국경서 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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