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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한복판에 '종로 12' 버스…뜻밖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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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12번 마을버스. 서울 혜화역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녹색 마을버스입니다. 이 마을버스가 달리는 곳은... 유럽 한복판입니다! 55살 임 택 씨는 버스로 세계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버스 이름은 ‘은수’. 버스 회사인 ‘은수교통’에서 따왔습니다. 무역업을 했던 임 택 씨는 오래 전부터 세계 여행을 꿈꿔왔습니다. 50대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뒷골목을 도는 마을버스를 보니, 직장과 집을 쳇바퀴처럼 오가는 우리 삶과 같았어요.”
2012년 봄, 길에서 우연히 마을버스를 보다가 더 늦기 전에 행동에 옮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중고 마을버스로 넓은 세상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버스 뒷좌석은 침대로 바꿨습니다. 조리 시설도 갖췄습니다. 버스 구입비 960만 원, 수리비 700만 원이면 충분했습니다. 뜻을 함께 하는 동료도 생겼습니다. 회사가 문을 닫아 마침 새로운 인생을 꿈꾸던  45살 정인수 씨도 도전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12월, 임 택 씨는 마을버스를 배에 싣고 첫 여행지, 페루로 떠났습니다. 마추픽추, 티티카카호... 엄청난 경관도 좋았지만 임 택 씨에게는 지난 10년간 46만 킬로미터를 달린 은수가 해발 4천 6백 미터 높이의 산맥을 넘었다는 게 더 큰 감동이었습니다. 중남미 14개국과 미국까지... 여행 경비는 많이 들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버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다 보니 9개월 동안 쓴 돈은 7백만 원 정도였습니다. 은수와의 여행이 신기했는지, 현지인들의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관광객, 교민들도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은수는 어느새 문화 교류의 장이 됐습니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으로 가는 길에 모래 폭풍을 만나 위기를 겪었지만 현지인들의 도움으로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임 택 씨는 지난달부터 유럽을 돌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파독 광부와 간호사도 만났습니다. 그저 유랑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진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 여행이 끝나면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 이어 중국으로 향할 계획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정해놓고 도전하지 않으면,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확인하지 못하고 죽는 거죠.” 
폐차 직전의 마을버스가 은퇴한 자신과 닮아 여행을 시작한 임 택 씨. 55살 그의 꿈은 지구촌과 소통하는 여행작가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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