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수확철 농기계 사용이 크게 늘면서 전국적으로 농기계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부주의 등으로 한순간에 발생한 사고는 농민을 다치게 하거나 목숨까지 앗아가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촌을 시름에 젖게 하고 있다.
19일 전국 각 소방본부와 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북에서는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농기계 안전사고로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남은 10명 사망·84명 부상, 전북 7명 사망·31명 부상, 강원 7명 사망·155명 부상, 제주 5명 사망·46명 부상, 경남 4명 사망·52명 부상 등이다.
지난해에도 농기계 관련 사고로 75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 잇단 농기계 사고…시름에 빠진 농촌 지난 4일 오후 4시 24분께 경기 평택시의 한 도로에서 경운기를 운행하던 농민이 도로 옆 밭으로 굴러 떨어져 숨졌다.
지난 12일 충북 음성군 원남면 자신의 논에서 콤바인으로 작업하던 50대 농민이 콤바인에 깔렸다.
이 사고로 이 농민은 크게 다쳤으나 구사일생으로 목숨은 건졌다.
또 9월 23일 오전 11시 30분께는 경북 예천군 용궁면의 한 과수원에서 40대 남성이 농약살포기를 사용해 농약을 치던 중 1m 언덕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8월 14일 오후 5시 46분께 강원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의 한 배추밭에서 농약 살포를 준비하던 60대 농민도 농약 살포용 대형 물통이 적재된 화물차에 깔려 숨졌다.
경운기와 콤바인 등 농기계 운행 중 추락 또는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농기계에 낀 안전사고도 적지 않다.
지난 13일 오후 4시 30분께 전북 임실군 임실읍 망전리의 한 논에서 벼 수확하던 60대 농민은 콤바인 체인에 오른손가락이 걸리면서 손가락 5개를 부분 절단해야 했다.
◇ "고령화로 조작 미숙"…안전 수칙 불이행도 원인 농촌진흥청의 '농업기계 안전사고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체 농기계 사고의 56%가 봄철 이앙기와 가을 수확철에 발생했다.
대부분은 안전수칙 불이행, 정비 불량 등의 원인으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야간에 농기계를 운행하는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경광등과 반사지 부착이 제대로 안 된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농촌의 고령화로 농민 대부분이 노인이다 보니 농기계 조작이 미숙한 것도 사고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농기계 전복 시 운전자가 깔려 사망할 위험이 크지만 이를 보호할 안전장비 등이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북도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농기계 운행 시 주변 지형을 충분히 숙지하고 좁거나 경사진 곳에서 무리한 운행을 피해야 한다"며 "농기계는 속도가 늦어 차량과의 추돌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만큼 반사판 등 등화장치를 부착해야 한다"고 밝혔다.
◇ 지자체·경찰 농기계 사고 예방 안간힘 전국 각 지자체와 경찰은 농기계 안전시설 점검, 농기계 노인 운전자 교육 강화, 농촌 마을 주변 교통사고예방 순찰 강화 등 농기계 사고 예방 대책을 세우고 있다.
농기계 뒤편에 붙이는 반사지 부착 여부를 확인하고 낡은 반사지는 교체하고 있다.
또 농기계 사망자 대다수가 노인이라는 점에 착안, 노인복지회관이나 경로당, 마을회관을 방문해 교통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도 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안전 반사판 부착을 지원하고, 고령의 농민을 위한 안전장치 개발과 현장 중심 맞춤형 교육을 펼치고 있다.
전북도는 올해 농기계 3천500대에 등화장치를 설치하고, 내년에는 시·군 수요조사를 거쳐 이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충북지방경찰청 이유식 교통안전계장은 "농사일을 마치고 음주 상태에서 농기계를 조작하면 상황대처 능력을 떨어뜨려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농기계 운전자 스스로 기계 점검이나 방어운전을 습관으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수확철 전국서 농기계 사고 속출…올해 들어 2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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