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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라면을 끓이며' 책에 라면 끼워줬다가 과태료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16일)도 김범주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색다르게 책 이야기로 시작을 해보겠습니다. 얼마 전에 소설가 김훈 씨가 '라면을 끓이며'라는 책을 냈는데, 출판사가 사은품으로 양은 냄비랑 라면 같이 주겠다고 했다가 과태료를 물게 생겼어요?

<기자>

현행법 위반입니다. 도서정가제란 법이 있는데, 책값의 15% 이상은 할인해주면 안 된다. 이런 법입니다. 그래서 1만 원이면 1천5백 원까지만 할인을 하라는 건데, 여기다가 냄비하고 라면 끼워줬다고 결국은 법을 어겼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그 당시 저도 기억이 나는데 동네 책방 살리겠다고 만든 법이었던 것 같은데, 이게 책값이 얼마였는데 이런 문제가 생긴 건가요?

<기자>

책값은 1만 5천 원이었고요, 보통 인터넷 서점 같은 데서는 1천5백 원, 10%는 할인을 해주고 5%는 적립을 해주는 식으로 15% 할인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초기에 여기다가 추가로 이 책을 사면 냄비하고 라면을 끼워줬거든요. '라면을 끓이며'라는 책이니까 한 번 이벤트를 할 수도 있는 건데 정부가 조사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했더니 양은 냄비 하나가 원가가 1천8백 원이고, 라면은 554원이어서 합하면 2천3백 원을 추가로 할인을 해준 거다. 안 된다고 해서 출판사가 부랴부랴 행사를 취소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마 과태료는 한 1백만 원 정도를 따로 물어야 될지도 모를 판입니다.

그런데 '라면을 끓이며'라는 책을 내면서 냄비하고 라면을 주는 정도는 생각할 수 있는 깜찍한 이벤트가 아니냐, 작년에 생긴 이 도서정가제란 법이 이런 경제적인 아이디어, 마케팅 이런 걸 너무 막는 거 아닌가 하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스마트폰 싸게 못 팔게 하는 단통법도 그렇고, 물건 파는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물건이 나왔으니까 이건 이벤트를 해서 좀 더 팔고 싶은 건데, 이게 과연 소비자에게도 이런 방식이 도움이 되는 게 맞나, 그것도 사실은 아니란 이야기가 많은 게요, 단통법 이후에 스마트폰 판매가 줄었고, 작년에 도서정가제 들어온 이후에 책 사는 돈을 사람들이 많이 줄였습니다.

<앵커>

실제로 책을 덜 산다는 뜻인가요? 얼마나 준 건가요?

<기자>

작년 2분기에 한 사람당 책 산 돈이 1만 1천 원이에요. 그런데 올해 2분기에 이게 9천 원이 됐습니다. 20% 정도나 줄었고요, 모두가 똑같은 값에 팔면 동네서점이 살아날 거란 생각으로 만든 제도인데, 과연 그런지, 동네 서점이 이래서 정말 살아나고 있는 건지,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따져봐야 하지 않나 싶어요. 단통법도 비슷한 맥락에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되고요.

<앵커>

단통법과 도서정가제 묘하게 맞는 부분이 좀 있네요. 그리고 보험 계약이 끝나서 찾아갈 수 있는데 본인이 몰라서 찾아가지 못한 돈이 7천억 원이 넘는다고요?

<기자>

금융감독원이 집계를 해봤더니, 7천390억 원이 지금 쌓여 있습니다. 건수로는 16만 2천 건이나 되는데, 보험에 들었을 데 두 가지겠죠.

아플 때 돈 나오는 보장성만 있는 줄 알고, 저축성은 따로 있거든요. 돌려받는지 몰랐다거나, 아니면 10년, 20년짜리로 길게 들어서 보험 들었던 것 자체를 까먹은 그런 두 가지 경우가 있겠죠.

<앵커>

그런 사례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건 보험회사가 가입자한테 알려줘야 되는 것 아닌가요?

<기자>

알려줘야 되는데, 갖고 있는 주소지로 편지 한 통 보냈다가 연락이 없으면 그냥 거기서 끝이었어요. 조용히 가만히 있습니다.

그래서 안 찾아가면 그대로 보험사들이 그 돈 가지고 이자 놀이를 하거든요. 그러다가 안 찾아간 지 2년이 넘으면 미소금융이라고, 저소득층 복지사업 하는 데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나서 5년이 넘으면 찾을 수가 없어요. 그대로 끝나 버립니다. 그러니까 빨리 찾아야 되는 건데, 7천390억 주인일 수도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휴면계좌 통합조회 시스템이라는 홈페이지가 있어요. sleepmoney.or.kr이라는 데인데, 여기 들어가면 은행, 보험 이런 데서 내가 안 찾아간 돈이 쫙 나옵니다.

여기서 확인하고 달라고 신청을 하면 일주일 안에 돈을 돌려주고 그동안 못 받은 이자까지 챙겨주니까 홈페이지 들어가서 한 번 내 건 없나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젯밤에 이거 쓰느라고 확인을 해봤는데, 깔끔하게 하나도 남은 게 없더라고요. 잘 관리했다는 거니까 제가 기특하기도 하면서, 하나도 찾을 돈이 없으니까 허전하기도 했습니다. 다들 확인을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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