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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뉴스] 장애인용 구두 만드는 '한 손 구두장이'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한 신발가게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소아마비 환자, 발목만 남은 화상 환자, 무지 반증환자, 류머티즘으로 뒤틀린 발을 가진 분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 신발가게에서는 그들을 위한 맞춤형 수세 신발을 특수 제작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사연을 가진 발들을 꼼꼼하게 확인하여 치수를 재고, 변형되어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을 세심하게 기록합니다.

매장 뒤로는 쉴 새 없이 구두를 만드는 기계, 망치 소리가 들립니다.

장애인 구두는 발의 기형 정도나 형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수작업으로만 이루어집니다.

남궁정부 씨를 포함해서 10명의 직원들이 하루에 8켤레의 신발을 쉴새 없이 만듭니다.

"사고로 두 발을 잃었어요. 수술이 끝나고 누워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는데 신발만 보였어요. 이제 저런 신발을 못 신겠구나 생각했죠. 근데 제가 이렇게 신발을 신을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이에요."

한 손님은 그의 신발을 손에 쥐고서 그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그녀 역시 이 신발가게를 이용한 지 13년이 된 단골손님입니다.

장애를 가진 손님들에게는 이보다 편한 신발은 없습니다.

발이 없지만, 휠체어가 아니라 걸어 다닐 수 있는 건 이 신발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누구보다 장애를 잘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구두를 올해로 20년째 제작하고 있는 남궁정부 씨가 있습니다.

구두장인 남궁정부 씨는 12살 때부터 구두 만드는 일을 해오며 수제화 제작으로 일가를 이뤘습니다.

1995년에 지하철 사고로 오른팔을 잃고 낙심하던 중 장애인 구두를 만들어보라는 권유에 다시 구두를 손에 잡았습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을 위한 신발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거친 손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양손으로도 하기 힘든 일을 그는 한 손으로 해내고 있습니다.

그의 왼손은 양손의 역할을 하며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 더 거칠어진 만큼 두 배 이상의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남궁정부 씨는 또 하나의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애인 수제 구두를 전문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양성소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많은 장애인이 자신과 같이 이 기술을 배우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도 상당수 손님이 지방에서 서울 강동구까지 찾아오고 있습니다.

후계자들을 키워서 지방 손님들도 근처에서 이런 혜택을 받길 원하고 있습니다.

남궁 씨가 한 손으로 전하는 희망이 널리 퍼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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