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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외침' 거리에 새긴 저항정신 그래비티

<앵커>

'거리의 낙서'라고 불리는 그래피티는 저항의 아이콘이 되기도 하죠, 민주화 혁명 이후 군부가 재집권한 이집트에선 특히이 그래피티가 자유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카이로에서 정규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2011년 민주화 시위의 중심지였던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 그 옆 길엔 그래피티 갤러리로 불리는 거리가 있습니다.

해골을 밟고선 군인과 총으로 둔갑한 경찰, 울부짖는 여인들.

오랜 군부 통치로 억눌린 자유와 민심을 소리 없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무함마드 이스마일/그래피티 아티스트 : 이집트에선 2011년 시민혁명 이후 그래피티가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민중의 에너지에 방아쇠를 당긴 셈이죠.]

시민들의 공간인 만큼 누구든지 지우고 고칠 수 있습니다.

탱크 앞에서 빵을 나르는 소년에 누군가 돌진하는 시위대를 더 그렸고, 이제는 민중을 물어뜯는 군인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피티는 희망의 메신저 역할도 합니다.

이 그래피티의 주인공들은 모두 여기에 사는 아이들입니다.

얼굴 밑에는 본인들의 이름이 있고, 위에는 본인이 되고 싶은 꿈이 적혀있습니다.

[저는 아흐메드입니다. 12살이고요. 이게 바로 접니다. 제 꿈은 장교가 되는 겁니다.]

[마흐무드 살라/그래티피 아티스트 : 골목길에 새겨진 자신의 얼굴을 매일 보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떠올리겠죠.]

이집트 군부정권이 도시 개혁을 명분으로 거리 벽화 철거에 나섰지만, 저항의 상징인 그래피티 활동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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