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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K리그 미디어데이 '영플레이어상' 홍보 무대가 된 이유

'신예 3총사' K리그·대표팀에서 맹활약, '역대급' 치열한 경쟁

[취재파일] K리그 미디어데이 '영플레이어상' 홍보 무대가 된 이유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은 33라운드를 기점으로 팀들의 노는 물이 달라졌습니다. 1위 전북부터 6위 제주까지는 상위 스플릿 그룹 A로, 7위 인천부터 12위 대전까지는 하위 스플릿 그룹 B로 나뉘어 5경기씩을 더 치릅니다.

그룹 A는 K리그 클래식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다투고, 그룹 B는 강등 전쟁을 치릅니다.
그런데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그룹 A 6개 팀 사령탑들의 미디어데이에서는 리그 우승보다는 ‘ 영플레이어상’에 대한 감독간 입심 대결이 더 치열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장 큰 관심을 모아야 할 K리그 우승 경쟁이 전북 '때문에' 너무 싱거워졌습니다. 전북이 승점 68점으로 2위 수원과 승점 8점차를 유지하며 독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원이 전승을 해 승점 15점을 따내도, 전북이 승점 8점만 수확하면 우승이 확정됩니다. 만약 수원이 첫 2경기에서 모두 지고 전북이 2연승하면 조기 우승이 확정됩니다.

K리그 3위까지 획득할 수 있는 ACL 출전권 경쟁도 조금 힘이 빠졌습니다. 전북과 수원에 두 장의 출전권이 돌아갈 확률이 높은 가운데, 3위 싸움이 관심인데 포항(승점 56)과 성남, 서울(이상 승점 54)의 3파전 양상입니다. 우승팀에 ACL 출전권이 부여되는 FA컵에서 결승에 오른 서울이 정상에 오른다면 3위 경쟁은 더 싱거워집니다. 그렇다보니 개인 타이틀에 더욱 관심이 쏠렸고, 그 중 23세 이하이면서 프로 입문 3년 차 이내 선수가 후보가 되는 영플레이상, 이른바 신인상이 최고 화두로 떠 올랐습니다.
최근 유력 후보로 꼽히는 선수들이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하면서 ‘역대급’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가 반영됐습니다. 첫 번째 유력 후보인 성남 황의조는 자메이카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고, 전북 이재성과 수원 권창훈은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두터운 신임 속에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했습니다. K리그에서도 황의조는 13골로 득점 순위 4위에 올라 있고, 권창훈은 8골을 기록 중입니다. 이재성은 5골 5도움으로 전북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세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사령탑들이 미디어데이에서 미리 제자 ‘홍보’를 시작하게 된 셈이죠.
성남 김학범 감독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프로에서의 활약만 평가 기준이되나요? 대표팀 활약도 평가가 되나요?. K리그만으로 평가를 해야 하지 않나요? 우리 팀에 황의조 선수는 K리그 경기 최우수선수를 8번이나 받았습니다. K리그 경기력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면 당연히 황의조 선수가 영플레이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팀에서보다 K리그에서 활약이 더 빛난 황의조의 수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김학범 감독의 고도의 전략으로 해석됩니다.이어 서정원 수원 감독이 대표팀과 K리그에서 모두 맹활약 중인 권창훈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김학범 감독님이 황의조 선수 ‘홍보’를 많이 하셨는데, 그래도 권창훈 선수가 근래에 리그에서 잘해주고 있고, 대표팀에서도 상당히 큰 활약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가장 ‘핫’한 선수는 권창훈 선수입니다. 여러 측면에서 권창훈이 수상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K리그 최고의 ‘입담꾼’ 최강희 전북 감독도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습니다. 당연히 2년차 ‘신예’ 이재성 홍보에 나섰는데, 경쟁자 흠집내기가 먼저였습니다.

“김학범 감독님이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플레이어상은 얼굴이 동안인 선수가 받아야 합니다. 김학범 감독도 동안이 아니고, 황의조와 권창훈은 얼굴에 비해 겉 늙었습니다. 이재성 선수는 어리게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봐야 합니다. 이재성은 프로 2년차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팀과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재성이 받는 게 마땅합니다.”

제자 지원에 나섰다가 때 아닌 공격을 받은 김학범 감독도, 최강희 감독도 미소를 보이면서 ‘영플레이어상’을 두고 펼쳐진 설전은 화기애애하게 마무리가 됐습니다. 어느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올 시즌 영플레이어상의 영예는 누가 차지하게 될까요. 또 선수들은 감독님들이 '제자 띄우기' 노력을 알고 있을까요.
 
프로축구연맹은 선정위원회를 통해 영플레이어상 후보 3인을 최종라운드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인 11월 넷째주에 발표합니다.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는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는 K리그 일정이 모두 종료된 뒤 대상 시상식에서 공개됩니다. 그 얼굴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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