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어느 날, 호기심에 친구가 몰던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면서 14살 소녀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신나게 달리던 오토바이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소녀는 한참을 공중에 떠 있다가 도로 위로 떨어졌습니다.
그 뒤로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깨어나 보니 병원이었고, 온몸은 붕대로 감겨 있었습니다.
사고가 난 지 보름이 지났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 뒤 다리에 감겨 있던 붕대를 풀었지만, 다리가 예전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두 다리를 비롯한 하반신은 물론 두 손조차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사지마지 장애인이 된 것입니다.
대전척수장애인협회가 주최한 '제3회 I am 오뚝이 대회 장애극복 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조한비(22·여)씨의 이야기입니다.
조 씨는 자신의 장애 극복 과정을 '사춘기 소녀의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두 발과 두 손을 쓸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안 조 씨는 말 그대로 좌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춘기로 한창 외모에 신경을 쓸 나이에 장애인이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조 씨는 털어놓았습니다.
입원 기간만 3년.
여러 차례 큰 수술을 하고 이어지는 재활치료에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병원에서 자신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음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재활치료를 받던 한 살 아래 동생을 만났습니다.
둘은 함께 재활치료를 받았고,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퇴원 후 서울과 대전으로 떨어졌지만, 전화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조 씨의 노력은 2011년 중졸 검정고시에 이어 2013년 고졸 검정고시 합격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해에는 우송정보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조 씨의 꿈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입니다.
장애 때문에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얘기해주고,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조 씨의 포부입니다.
요즘은 불편한 몸에도 어린이들을 찾아가 공부를 가르쳐 주거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책 만들기 봉사활동 등을 하며 자신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조 씨는 "갑자기 장애인이 된 사람은 좌절은 물론 자신의 삶을 포기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들에게 나의 경험을 들려주고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손발은 쓸 수 없지만, 장애인의 손발이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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