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부지방의 가뭄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오늘까지 올 한해 서울에 내린 비는 618.9mm로 평년 연 강수량 1450.6mm의 42.7%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입니다.
서울 뿐 아니라 인천과 수원 강릉과 대전 등 중부는 물론 전주 등 전북 일부의 강수량도 평년값의 50%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비가 적게 내린 지방은 인천으로 올 한해 강수량이 469.2mm에 불과해 매년 내리는 비의 38%에 머물고 있습니다.
올해 가뭄이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비가 적게 내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태평양의 중앙과 동쪽 바다가 뜨겁게 달궈지는 엘니뇨가 주요 원인입니다. 기상청의 최근 자료를 보면 페루 연안(5°S~5°N, 120°W ~80°W)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최고 2.6℃나 높게 나타나고 있어 그야말로 금세기 최악의 슈퍼 엘니뇨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엘니뇨는 태평양에서 발생해 발달하는 태풍에도 막대한 영향을 줍니다. 이렇게 가물 때는 태풍이 몰고 오는 비구름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올해는 이마저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태풍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모두 한반도를 비껴가고 있습니다.
올해 9월과 10월, 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은 17호 ‘킬로’부터 25호 ‘참피’까지 모두 9개나 됩니다. 상당히 많은 태풍인데요, 하지만 이 태풍 가운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태풍이 우리나라 주변으로 이동하면서 비만 뿌리고 가면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을 주는데 말입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9월 또는 10월에 태풍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특히 2010년에는 7호 태풍 ‘곤파스’가 수도권을 관통해 큰 바람 피해를 내기도 했습니다. 2012년 11호 ‘탈레스’와 2012년 16호 ‘산바’ 역시 9월에 큰 영향을 준 태풍입니다.
2013년과 2014년 최근 2년 동안은 9월에 영향을 준 태풍은 없었지만, 2013년에는 24호 ‘다나스’가 지난해에는 19호 ‘봉퐁’이 각각 영향을 주면서 적지 않은 비를 뿌렸습니다. 올해는 이미 10월도 절반이 지난 뒤여서 태풍이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태풍 가운데 24호 태풍 ‘곳푸’와 25호 태풍 ‘참피’는 현재 살아있는 태풍입니다. 하지만 두 태풍 모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은데요, 24호 태풍은 중국으로, 25호 태풍은 일본 동쪽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일본말로 컵자리(별자리 이름)를 의미하는 24호 ‘곳푸’는 그제(13일) 밤 9시에 발생한 약한 소형 태풍입니다. 점차 강한 중형태풍으로 발달해 필리핀 북부를 강타한 뒤 중국 남부해안을 향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라오스말로 꽃의 한 종류를 일컫는 25호 태풍 ‘참피’는 어제(14일) 새벽 3시에 발생했는데, 역시 약한 소형태풍입니다. 이 태풍은 점차 발달하면서 일본 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