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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일본 정부의 '유치한 대응'…몇가지 이유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가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에 대한 일본의 불만 표출이 조직적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을 방문한 중국의 양제츠 국무위원에게 유감을 표명하고,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집권 자민당의 외교 관련 합동회의에서도 유네스코에 대한 격앙된 감정이 분출했습니다.

유네스코가 중립성과 공평성을 잃었다며 분담금 지급을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습니다.

자민당은 등재 철회와 심사제도 개선을 요청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아키바/자민당 외교부회 회장 : 단호한 조치를 포함해 굳건한 자세로 이 문제를 대해야 합니다.]

이에 앞서 정부 대변인인 스가 관방장관은 분담금 지급 정지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가/日 관방장관 :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 중단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할 것입니다.]

아사히를 비롯한 진보적 신문이 감정적인 대응은 졸렬하다며, 일본 외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나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정치인의 유치한 대응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한 한·중·일 역사전쟁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초조감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지난 7월 일본 근대산업시설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강제 노역'을 인정해야 했던 일본으로선, '난징대학살'을 유네스코에서의 두 번째 패배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위안부'와 '강제징용' 기록 등을 놓고 벌어질 또 다른 싸움에 대비해 유네스코에 유형무형의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겁니다.

아베 정권으로선 자신의 지지기반인 '우익'을 달래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일본 우익은 난징대학살을 조작된 것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햐쿠타 (우익소설가)/지난해 2월 : 전후 도쿄재판에서 처음 나타난 것이 난징대학살입니다.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잘못을 덮기 위해 조작한 것입니다.]

우익 역사교과서는 난징사건의 희생자 숫자에 대해서 지금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조작이라고 뚝 잡아떼거나, 숫자가 틀렸다는 등의 물타기 수법으로 전쟁 범죄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우익에게는 유네스코를 통한 국제사회의 낙인이 두려운 겁니다.

아베 정권으로선 초강수로 유네스코를 공격함으로써 우익의 입장을 배려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다 전쟁 가능한 국가를 추구하는 아베 정권에겐 일본의 '전쟁범죄'가 국제사회에서 주목받는 자체가 달갑지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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