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잡지 못한 김모(25)씨는 친구 페이스북에 있는 글을 보고 솔깃해졌다.
'무직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광고 글이었다.
김씨는 친구에게 연락해 글을 올린 이모(28)씨를 소개받았다.
이씨는 "대출을 해주려면 당신의 신용상태를 조회해야 한다. 신용상태를 알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회원가입을 하고나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이씨는 김씨를 만나자 말을 바꿨다.
"대부업체의 대출신청 절차가 허술해 재직증명서와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금융거래내역서 등을 위조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대출금 1천만원 중 50%인 500만원을 '작업비' 명목으로 떼어간다는 조건이 붙었다.
돈이 급했던 김씨는 검은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김씨는 공범과 함께 이씨를 모텔로 데려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했다.
인적사항을 불러주면 다른 곳에 있는 서류위조책이 서류를 꾸며 보내주는 방식이었다.
서류위조가 끝나자 김씨는 대부업체에 전화를 걸어 대출신청을 했다.
이씨가 김씨인 것처럼 대부업체에 대출신청을 했고 공범은 김씨의 직장동료 노릇을 했다.
전화 대출신청을 마친 이들은 위조한 서류를 대부업체에 팩스로 보냈고 대출금을 받는데 성공했다.
알고보니 이씨는 서류위조 대출사기단의 총책이었고 모텔에 함께 온 사람은 모집책이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대출관련 서류를 위조해 대부업체를 상대로 대출사기를 벌인 혐의(사기)로 대출사기단 총책 이씨를 구속하고 모집책 4명과 위조책 1명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서류를 위조한 대출사기인 줄 알면서도 사기행각에 가담한 일반 대출자 34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 등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 중순까지 77차례 사기행각을 벌여 대부업체 46곳에서 4억원 정도를 불법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이 어려운 청년 실업자들을 주로 노렸고 대출자들도 사기범죄의 공범이라고 겁을 줘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했다.
당장 돈이 급해 이들의 유혹에 빠진 사람들은 한순간 사기 범죄자로 전락하게 됐다.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남녀 청년 실업자들이었다.
이들은 사기범죄로 돈을 대출받았지만 절반 가까이를 작업비 명목으로 대출사기단에 줬고 대부업체의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다른 곳에서 빚을 내 대출금을 갚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져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속칭 '작업 대출' 사범 단속을 강화하고 대출해줄 때 본인 확인 등 절차를 보완할 것을 금융감독원과 대부업체에 권고했다.
(연합뉴스)
대출사기 연루 청년실업자, 범죄자·신용불량자 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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