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병원에서 눈 시술에 사용돼 환자 3명이 잇따라 실명한 사고의 한 원인으로 추정되는 의료용 가스(C3F8·과불화프로판)는 애초 산업용으로 수입됐고, 제주대 병원 등 전국 다른 병원으로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주대 병원에 따르면 문제의 가스는 중국의 한 제조업체에 의해 지난해 1월 11일쯤 만들어져 국내 A 가스수입업체를 통해 40㎏ 상당이 수입됐습니다.
A업체는 이후 거래처인 B업체에 납품했고 B업체는 C업체에, C업체는 D업체에, 그리고 D업체는 지난 1월 20일께 마지막으로 제주대 병원에 해당 가스 3㎏을 납품했습니다.
제주대 병원은 2011년 4월 망막박리 시술 등에 사용하기 위해 러시아산 의료용 가스를 처음 구입·사용해 왔으며 올해 1월 가스가 다 떨어지자 새것으로 교체했습니다.
병원 측은 애초 독일산 가스를 사용해왔다고 밝혔으나 독일산이 아닌 러시아산 가스를 사용해온 것으로 재확인돼 정정했습니다.
병원 측은 올해 초 기존에 사용하던 가스를 수입하려 했으나 가스 납품업체에서 러시아산 가스 재고가 없다고 하자 중국산을 받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대 병원은 가스를 교체한 다음 날인 1월 21일께 왼쪽 눈 망막박리 증상으로 지 모(60·여)씨를 시술한 데 이어 2월 3일 같은 증상을 보인 이 모(40)씨와 2월 11일 시력 교정을 위해 장 모(46)씨를 시술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모두 망막혈관 폐쇄증으로 모두 한쪽 시력을 잃었습니다.
제주대 병원 측은 "'C3F8' 가스는 30년 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도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승인을 받아 안과 시술에 널리 쓰이고 있다"며 "현재 국내 대부분 병원에서 안과 시술에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산 C3F8 가스를 납품한 D업체는 전국 다른 병원에도 같은 제조사의 가스를 납품, 안과 시술에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해가 있는 지 등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애초 가스를 수입한 A업체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등 산업용으로 과불화프로판을 수입했을 뿐 해당 가스가 의료용으로 쓰이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의료용으로 쓰이는 줄 알았으면 거래처에 납품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올해 2월 사고가 발생하자 제주대 병원에서 요청해와 해당 가스에 대한 분석표를 병원에 보냈는데 분석표에는 어떠한 의료용 문구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주대 병원에서의 잇단 실명 사고를 수사하는 제주동부경찰서는 최근 눈 시술에 사용한 가스(C3F8)를 임의제출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해당 중국산 가스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그 가스가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국내에 유통됐는지, 또 시술 의사를 불러 시술상 과실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한편, 제주대 병원은 자체 원인 조사를 거쳐 가스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 교체한지 한 달이 지난 2월 21일 해당 가스 사용을 중단했습니다.
이 기간 문제의 가스로 시술을 받은 환자는 4명, 가스에 간접 접촉한 환자 1명 등 가스에 노출된 환자는 모두 5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 3명은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고, 1명은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났으며 가스에 간접 접촉한 환자 1명은 지금까지 이상 증세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 '실명사고 가스' 의약품 아닌 산업용…관리체계 구멍
눈 시술 후 잇단 실명…'의료용 가스' 알고 보니 산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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