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로 된서리를 맞은 독일 도시가 있습니다.
폭스바겐 본사와 공장이 위치해 '독일의 디트로이트'라 불리는 볼프스부르크입니다.
베를린에서 서쪽으로 200㎞ 떨어진 볼프스부르크는 12만 명의 인구 중 7만2천 명이 폭스바겐에서 일합니다.
도시 예산 3분의 1이 폴크스바겐 법인세로 충당되고 은행과 식당, 호텔, 정육점에도 폭스바겐 로고가 붙어있습니다.
유럽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가 열리는 경기장 이름도 '폭스바겐 아레나'입니다.
축구팀 VFL 볼프스부르크도 폭스바겐에서 상당한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볼프스부르크는 폭스바겐의 성장세에 힘입어 2013년 독일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선정되며 승승장구했지만 이번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치명타를 입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볼프스부르크 현지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공포와 분노, 불신이 뒤섞여 있다고 전했습니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자칫 쇠락의 길로 빠져 제2의 디트로이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주민 우베 벤도르프는 "디트로이트는 망했고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부정적 표본인데 여기에서 같은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근심을 나타냈습니다.
현지에서 만난 한 폭스바겐 직원도 "충격이었고 분노가 일었다. 어떻게 그렇게 멍청할 수가 있나"라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또다른 직원도 "모두가 걱정한다. 보너스를 계속 받을 수 있을까? 구조조정이 있을까?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말했습니다.
FT는 폭스바겐이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그 이상의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주민 귄터 볼프는 "구조조정뿐 아니라 독일 전체에 피해가 있을 것이고 그게 걱정"이라고 털어놨습니다.
미국의 '표적수사'를 의심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현지 폭스바겐 자동차 박물관 아우토슈타트의 직원은 "미국에서 엄청난 오염이 발생하는데 (미국은) 그런 건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면서 "(점화 스위치 문제를 일으킨) 제너럴모터스(GM)와 달리 우리는 최소한 사람을 죽이진 않았다"고 화를 냈습니다.
볼프스부르크 지역은 1930년대 아돌프 히틀러가 국민차 '폭스바겐 비틀' 생산을 지시하면서 자동차 공업 중심지로 떠올랐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군의 도움으로 재건되면서 볼프스부르크로 명명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공포·분노에 휩싸인 폭스바겐의 고향 볼프스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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