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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알고 보는 시리아 내전 ② - 러시아는 독인가? 약인가?

[월드리포트] 알고 보는 시리아 내전 ② - 러시아는 독인가? 약인가?

정규진 기자 soccer@sbs.co.kr

작성 2015.10.08 10:39 수정 2015.10.09 15: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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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월드리포트] 알고 보는 시리아 내전 ② - 러시아는 독인가? 약인가?
전편에선 시리아 사태의 주체들을 영화 ‘놈놈놈’과 비교해 설명했습니다. 간략하지만 그 정도로만알고 계시면 IS며 난민이며 아사드 정권까지 시리아 사태에 관련된 소식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사전 지식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년째 접어든 시리아 내전을 4단계로 나눈다면 내전 발발과 IS의 등장, 미국의 군사개입, 최근 새로운 전환점이 된 러시아의 군사개입으로 갈라볼 수 있습니다. 후편에선 러시아의 군사개입 부분을 다뤄보겠습니다. 푸틴의 절묘한 ‘한 수’

시리아는 러시아와 40년 넘는 동맹관계라지만 러시아가 자선단체도 아니고 정의감과 의뢰 때문에 가뜩이나 루블화가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 돈을 펑펑 써가며 시리아 돕기에 나설 이유가 없죠. 분명히 자국의 이익과 연관이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중동에서 영향력 유지를 들 수 있습니다. 미국이 걸프왕국을 중심으로 수니파라인에 가깝다면 러시아는 소수인 시아파 라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미국이 터키에서 사우디로 남북으로 연결되는 수니파 라인을 가지고 있다면 러시아는 이란과 현재 이라크 정부에 시리아까지 동서로 연결되는 시아파 라인을 가진 셈이죠. 시리아가 만약 무너지면 러시아라서는 중동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상당부분 잃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리아에는 러시아가 구소련권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해외 군사기지가 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특히 리비아 사태 때도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미국 등의 군사개입을 승인할 때 러시아는 비토를 하지 않으면서 결국 친러성향의 카다피가 축출되는 걸 목격한 러시아로서는 두 번 실수를 용납할 수 없었을 겁니다. 경제적으로도 시리아는 러시아의 최대 무기수입국입니다. 러시아가 수출하는 무기의 절반은 시리아가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대 고객을 잃을 순 없겠죠. 또한,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원유생산과 정유 산업에서 깊숙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사업장을 잃을 수 없겠죠.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제 제재를 당하는 데다 유가마저 추락하면서 러시아 경제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손 쓰지 못하는 시리아 사태에 ‘평화’의 사도를 자처하며 개입했습니다. 중동에서 에너지 패권은 물론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는 묘수가 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때 흑심을 품었다고 러시아를 욕하던 국제 사회에게 너희들이 풀지 못하는 시리아 숙제를 내가 풀어주마”라면서 거침없는 군사행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국립외교원의 인남식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LA타임즈의 칼럼의 문구를 인용해 올렸더군요.

‘Putin's policy is ugly — Russian airstrikes produced immediate reports of civilian casualties — but effective for its purpose. Obama's policy is high-minded and prudent, but it has been painfully ineffective.”

‘푸틴의 정책은 추악하다 – 공습은 곧바로 민간인 희생을 낳았다, - 하지만 자기 목표에는 효과적이다. 오바마는 고매하고 신중하지만, 뼈아플 정도로 비효율적이다’라는 겁니다.

시리아 사태에 상반된 생각을 안고 뛰어든 미국과 러시아를 바라보는 시각을 짧지만 극명하고 정확하게 표현한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 러시아 ‘지상군’도 투입할까?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공습을 단행한 지난달 30일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에 온 몸을 던질 생각이 없다”면서 “지상군 투입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군사작전은 시리아 정부군의 지원을 위해, 정부군의 군사행동 기간에만 한정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가 IS격퇴를 통해 위기에 빠진 시리아정부를 돕는 조력자이지 시리아 사태의 해결사는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그 이면엔 러시아가 지상군까지 투입해서 시리아를 ‘종속국’처럼 만들려 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차단하기 위함이 깔려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일부에선 이미 러시아 지상군이 시리아에서 활동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시리아 반정부 단체와 서방 언론은 러시아의 기갑부대와 특수부대가 시리아 정부편에서 전투를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하원의 국방위원장인 블라디미르 코모예도프가 “시리아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참전했던 러시아 자원병이 여단이나 대대급으로 투입될 수 있다”라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자원병은 국가이 위급상황 때 징발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조직한 비정규군을 말합니다. ‘의병’ ‘민병대’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하루 50달러의 임금을 받기에 ‘용병’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 있습니다.

이러자 미국과 서방 언론은 러시아의 지상전 참전 의도를 드러내는 신호라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우크라이나 사태와 비슷하게 러시아는 아니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러시아 지상병력이 전선에 투입되는 ‘모호’한 형태로 지상군을 파병하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반군 공습에 터키 영공까지 침범하고 지상군까지 투입하려는 러시아의 행동은 미국 주도 동맹군의 대 시리아 정책을 약화시키고 시리아 내전의 정치.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든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코모예도프의 발언 직후 곧바로 “자국의 자원병이 시리아로 가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부인했습니다. 지상군 파병 가능성을 보도한 미국의 CNN을 “푸틴과 보리스 옐친(러시아 초대 대통령)을 구분하지도 못하는 방송”이라며 폄하했습니다. 러시아의 이런 대응에도 미국과 서방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 개입은 ‘독일까? 약일까?’

러시아의 개입으로 시리아 사태는 미국과 서방, 수니파 걸프국가 대 러시아와 시리아, 이란의 시아파연합의 대립구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립의 쟁점은 ‘아사드 정권의 존폐’입니다. 미국과 서방이 줄기차체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지만 그렇다고 이렇다 할 행동에 나서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IS 잡으랴 아사드 정권 비난하랴 난민사태 대응하랴 분주하기만 하지 뭐하나 똑부리지게 해결하지도 답을 내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쟁을 하면 제공권 장악은 선제조건이긴 하지만 결국 적진에 깃발을 꽂는 건 지상군이 해야 할 일입니다. 미국이 지원하는 반군 특히 자유시리아군은 제대로 남이 있는 건지도 알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활동이 미약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미궁에 빠진 시리아 사태에 러시아 개입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러시아를 비난해봤자 ‘너나 잘 해’라는 소리만 듣는 미국으로서도 러시아의 군사개입을 막을 방안은 없습니다. 양국의 윈윈 전략이 필요한 땝니다.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일단 대립의 쟁점인 ‘아사드 정권’ 문제는 뒤로 넘깁시다. 그런 뒤 러시아가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IS를 때려부수는 걸 그냥 놔두는 겁니다. 시리아 사태에 피로가 누적된 미국으로선 한결 힘을 덜 수 있습니다. IS 궤멸의 시간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수니파가 대부분인 시리아인은 IS보다 무차별 폭격과 학살을 자행하는 아사드 정권을 더 증오합니다. 그런 아사드 정권와 손잡은 러시아에 대한 시리아 주민의 시선을 갈수록 곱지 않을 겁니다.

분명 IS 문제가 해결되면 러시아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러시아의 목적은 ‘아사드 정권 구하기’라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 유지’입니다. 아사드가 아니더라도 친러시아 정권이 유지되면 그만인 겁니다. 이럴 때 미국과 러시아가 외교적 협상을 통해 새로운 정권 출범에 나서는 겁니다. 러시아로선 아사드에게 재산보호와 신변안전을 조건으로 러시아로 망명을 회유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러시아는 친러시아 정권을 유지해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고, 미국은 힘을 덜어가며 IS격퇴와 아사드 정권 축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러시아가 이 점을 생각 안 할 리 없습니다. 지금 옥신각신 하는 건 아마도 서로가 대화와 협상을 앞두기 전 초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일 수 있습니다. 다만, 위에 시나리오가 통하기 위해선 러시아가 정말 IS위주로 공습을 펼쳐야 한다는 필수조건이 달립니다. 일주일 동안 반군 지역만 때리던 (우선 급한 불부터 끈다는 생각에 시리아 정부 주변의 반군부터 공격했겠지만) 러시아가 팔미라와 알레포의 IS 지역도 공습에 나섰다는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반대로 시리아 정부가 러시아의 공습으로 약해진 반군 지역에 지상군을 처음으로 투입했다는 소식도 전해집니다. 수세에 몰렸던 시리아 정부가 다시 공세로 전환한 겁니다. 러시아는 카스피해 함대에서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가며 폭격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공군과 해군력에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지상군이 가세하며 그야말로 육해공 합동으로 반군지역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전선은 반군지역인 시리아 북서부로 퍼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서방이 가장 꺼리는 시나리오 전개되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반군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는 한 협력할 뜻이 없음을 재확인했습니다. 러시아가 요청한 IS에 대한 정보 공유도 거절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러시아의 군사개입은 약보단 독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많은 분위깁니다.   

[월드리포트] 알고 보는 시리아 내전 ① - 석양의 무법자와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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