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들어 간 농작물·바닥 드러낸 댐…최악의 가뭄

<앵커>

요즘 날씨가 더없이 청명해서 좋기는 합니다만, 문제는 가뭄입니다. 특히, 중부지방의 가을 가뭄이 최악이어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수확을 앞둔 농작물들이 말라죽고 있습니다. 충남 8개 시·군은 내일(8일)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갑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물이 가득 찼던 댐이 텅 비었습니다.

수문 근처를 제외하고 물줄기가 마른 지 오래고, 황량한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보령댐의 저수율은 22.4%, 사상 최저수준입니다.

보령댐에서 하루 20만 톤의 물을 공급받는 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은 내일부터 급수량을 20%를 줄이는 제한급수에 들어갑니다.

일부 자치단체는 어제부터 물 사용이 많은 수영장과 야외 수도시설을 폐쇄했습니다.

[이병섭/충남 서산시 팀장 : 먹는 물 확보 차원에서 최대한 우리도 이제 같이 동참하자는 의미에서 사워장, 수영장을 휴관하고 있고요.]

천수만 간척지 들판에서는 수확을 앞둔 벼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논의 소금 성분이 높아지고 잎마름병이 돌아 2천 600ha의 벼가 말라죽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렇게 쭉정이가 된 벼는 도정조차 할 수 없는 상태여서 농민들은 수확도 못 한채 벼를 방치해두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종선/천수만 경작자연합회 대표 : 아무 데나 써먹을 데가 없어요, 그래서 정부한테 건의하기를 가공용이나 사료용으로라도 수매해달라고 얘기를 합니다.]

양배추와 생강 등 밭작물 근처엔 웅덩이를 파고 지하수를 가둬 사용합니다.

올해 전국의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63%, 특히 서울·경기, 충남은 50%를 밑돌아 내년 봄 영농철까지 물 대란이 이어질까 걱정입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강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