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개월 만에 3%대에서 2%대로 하향조정했습니다.
내수 부문은 지난 6월 기승을 부렸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를 극복하고 이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수출 부문에서 부진이 계속되고 대외 불안요인이 커진 점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IMF의 이번 수정 전망치는 정부가 기대하는 3%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음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그러나 확장적 거시정책을 유지하면서 내수 회복의 불씨를 키워 애초 계획인 3.1% 성장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할 방침입니다.
올해 한국 경제가 2%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내년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도 속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IMF는 이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의 3.1%에서 2.7%포인트로 5개월 만에 0.4%포인트나 내렸습니다.
이는 한국은행(2.8%) 전망치보다 낮고 LG경제연구원(2.6%), 현대경제연구원(2.5%) 등 국내 민간 경제연구원보다는 높은 것입니다.
현재 기대치로 볼 수 있는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3.1%입니다.
3%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3.1%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아마 하방 리스크(내려갈 가능성)는 좀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메르스에다 대외 여건까지 악화해 애초 기대했던 성장을 이루기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관심사는 한국 경제의 내년 성장률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내년 한국 경제는 원래 3% 중반대 성장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국내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망치가 3% 초반대로 떨어졌습니다.
블룸버그가 지난달 집계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의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낮아졌습니다.
IMF는 3.5%로 발표했던 전망치를 5개월 만에 3.2%로 떨어뜨렸습니다.
LG경제연구원(2.7%), 한국경제연구원(2.6%) 등 국내 민간연구원 전망치는 이미 2%대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성장률을 3.1%로, 한국은행은 3.3%로 예상하고 있지만 조만간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갉아먹는 요인은 대외 변수와 연관된 부진한 수출입니다.
메르스 여파로 꺼진 내수는 최근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 동향을 볼 수 있는 소매판매는 지난 8월 1.9% 늘어나 2개월째 증가세를 탔고 산업생산은 3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9월 수출액은 435억1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8.3% 줄어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한국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2012년(-1.3%)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게 됩니다.
내년 수출 전망도 밝은 편이 아닙니다.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한 가운데 가격 면에서 한국 상품에 밀리던 일본 상품의 경쟁력은 높아지고, 기술에서 뒤지던 중국 상품이 한국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흥국 경기가 부진해 한국이 수출하는 물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IMF는 "중국 경제가 침체한데다 원유·원자재 수출국의 성장이 약화됐고, 원유 수입국의 저유가 효과는 미흡하다"면서 신흥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7%에서 4.5%로 떨어뜨렸습니다.
중국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신흥국 경제가 충격을 받고, 한국의 수출 부문 부진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수출 경기 악화"라며 "수출의 성장 기여도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는 내수를 아무리 키워도 수출이 좋지 않으면 '내수→생산→고용→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내수 '외끌이'만으로는 성장률을 떠받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KDI는 '10월 경제동향'에서 "수출 감소세 지속과 이에 따른 광공업 생산·출하 부진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세계 교역량 증가세가 둔화하고 대외 불안도 부각되고 있어 수출이 빠르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부진에 대해 "구조적인 문제로 성장이 제약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성장 동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정부는 우울한 지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최근의 내수 회복세를 감안하면 올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전기 대비 1%대 성장률을 달성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9월에는 추석 특수가 있었고, 개별소비세 인하와 같은 정책을 통해 소비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또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10월 1∼14일)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경기 개선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성공하면 유커(중국인 관광객) 소비 효과로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임박 등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가 쉽게 걷히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이에 정부는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하게 점검하는 한편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 3.1%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입니다.
최 부총리는 "최근 경제상황상 어떤 정부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폈을 것"이라며 "내년까지 재정건전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의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뚝뚝 떨어지는 한국성장률 전망…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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