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범인 잡았다는 기사를 보면 유독 그 주인공이 여경인 경우가 늘었습니다.
그것도 그냥 여경보다는 새내기 여경, 신참 여경, 20대 젊은 여경이고 주로 분실물을 찾아줬다든가 보이스피싱 사기를 막아줬다든가 또는 몰카 촬영 범을 붙잡았다는 서민범죄와 관련된 내용인데요, 실제 여경들의 활약이 커진 것도 있겠지만, 경찰이 경쟁적으로 성과를 홍보하려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 한 소재로서 여경을 더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충북의 한 지구대는 한 수배자 검거 건을 두고 홍보 욕심이 너무 앞선 나머지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신임 여경이 한일인양 허위 홍보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죠. 지나친 홍보 욕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점은 따로 있습니다. 류란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평소 경찰이라면 마땅히 일상적으로 하는 업무인데도, 주체가 여경이라면, 여기에 외모까지 뛰어나다면 이야기는 흥미로워지고 다시 말해 기사화되기 쉽습니다.
또래 남자 경찰이 했다면 그냥 묻혔을 일도 여경이 했다면 경찰은 이를 재료로 한 편의 추리소설과도 같은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은 또 이를 잘 포장해서 세상에 내놓는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든 포인트를 잡아 과도하게 공적을 세일즈하는 행태도 잘못됐지만, 진짜 우려스러운 건 이를 지적했을 때마다 돌아오는 경찰의 반응입니다. 후배 여경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서, 좋은 의도에서 그랬다는 겁니다.
물론 이제 막 발을 뗀 막내를 챙겨주고 잘했다며 기운을 북돋워 주는 건 저희 기자 사회에서도 존재하는 선배로서의 당연한 역할입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조직 내부에서일 뿐, 조직 밖에서는 다 동등한 기자, 동등한 경찰입니다.
경찰이라는 직업이 힘들고 위험한 줄 알면서도 그 가치와 고귀함에 반해 직업으로 택한 여경들에게 있어서 대중에게 '병아리' 여경 소리까지 들어가며 나이 어린 여자라는 이유로 특별한 취급을 받는 게 과연 무슨 도움이 될까요?
자신들과 똑같은 결과를 내고도 더 큰 칭찬과 주목을 받는 여경을 동료로 둔 남자 경찰들은 나중에 그 여경을 능력으로 인정하고 온전하고 공평하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전체 경찰관의 9.4%를 차지하는 여경이 총경 이상 고위직으로 올라가면 1.9%밖에 되지 않는 현실이 금방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어쩌다 신참 여경들은 '병아리' 신세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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