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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부산 국제영화제, 투자배급사들의 파티를 돌아봤더니 ③

[취재파일] 부산 국제영화제, 투자배급사들의 파티를 돌아봤더니 ③
▶ [취재파일] 부산 국제영화제, 투자배급사들의 파티를 돌아봤더니 ②

점점 부산 국제영화제의 밤이 깊어갑니다. 국내 4대 투자배급사 가운데 2일밤 쇼박스, 3일밤 CJ E&M가 파티를 열었습니다. 롯데엔터테인먼트와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이하 NEW)의 파티가 남았는데,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 롯데의 밤 '맥주 파티'

  CJ E&M와 함께 대기업 투자배급사로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롯데는 매년 영화제 시상식 같은 분위기로 '롯데의 밤'을 열었습니다. 제가 처음 갔던 2013년 롯데의 밤은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클릭] 지난 해에는 해운대역 철로 주변에 행사장을 마련해 향후 라인업(Line-up)을 소개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올해는 상당수 기자들이 떠난 일요일 밤 해운대 TGIF 500여석을 빌려 맥주 파티를 여는 데 그쳤습니다. 라인업 발표도 없었습니다. 저는 월요일 출근을 위해 일요일 오전 서울로 올라오느라 참석하지 못 했습니다. 물론 다른 많은 영화계 인사들이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을 듯합니다.

 롯데는 올해 참 힘들었습니다. 지난 해 10월 나의 독재자(38만명), 12월 기술자들(256만명), 올 5월 간신(110만명), 6월 경성학교(35만명), 8월 협녀(43만명)까지 너무 부진했죠. 지난 달 개봉한 서부전선(현재 58만명)도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과거 CJ E&M과 손잡고 있던 할리우드 영화사 파라마운트를 데려와 외화 라인업을 보강한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지만, 아직 외화 수익도 좋은 편이 아닙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324만명)는 더 벌었어야 했습니다. 미션임파서블5(612만명)는 그나마 나쁘지 않았네요. 파라마운트가 부가판권 수익 대부분을 가져가기 때문에 흥행 수익도 제한적입니다. 차원천 대표의 의지는 여전합니다. "대작 영화에 꾸준히 투자해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죠. 그래서 올해 롯데의 라인업 발표에 기대가 컸는데, 그걸 하지 않았네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살펴봤습니다.
 
특종:량첸살인기(10/22개봉) 희대의 살인사건 특종이 오보로 판명난 기자 노덕 감독 조정석, 이미숙 등
조선마술사 청나라 마술사와 대결에 나선 조선 최고 마술사 김대승 감독 유승호, 곽도원 등
로봇, 소리 딸을 찾는 아버지와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 이호재 감독 이성민, 이희준, 이하늬 등
해빙 얼음이 녹은 한강에 떠오른 시체 이수연 감독 조진웅, 김대명 등
사냥 금맥이 발견된 마을을 차지하려는 엽사들과 사냥꾼의 추격전 이우철 감독 안성기, 조진웅 등
해어화 1940년대 경성의 가수와 작곡가들 이야기 박흥식 감독 한효주, 천우희, 유연석 등
너의 결혼식 첫사랑으로부터 청첩장을 받은 남자 이석근 감독  
덕혜옹주 조선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삶 허진호 감독  

 롯데는 우승상금 1억원의 국내 최고 시나리오 공모전을 주최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4회째입니다. 영화사에게 시나리오 확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난 2013년 쇼박스가 부진할 때 제가 안타깝다고 했더니 한 영화계 인사는 "쇼박스가 알짜 시나리오들 다 갖고 있다. 1,2년내에 흥행작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하더군요. 올해 그렇게 된 셈이죠. 물론 시나리오만으로는 안 됩니다. 실력있는 감독이 붙어야죠. 시나리오보다 감독이 더 중요합니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각색해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롯데가 요즘 좋은 감독들을 찾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중단된 NEW의 밤

 제가 처음 영화를 맡았던 2013년만 해도 NEW는 감시자들(550만명), 숨바꼭질(560만명), 변호인(1137만명)까지 정말 대박을 터트렸죠. 'NEW의 밤'에는 자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후 인간중독(144만명), 해무(147만명), 허삼관(95만명)으로 부진을 겪었죠. 그래도 올 3월 스물(304만명)부터 반등해서 6월 연평해전(602만명)의 성공으로 한숨을 돌리고 있습니다. 8월 뷰티인사이드(205만명)도 손익분기점은 넘은 듯합니다.

 NEW는 올해 부산 국제영화제에선 아예 'NEW의 밤' 행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월요일(5일) 저녁에 열린 중국 드라마제작사 화책미디어와의 합작사 설립 행사를 적극 홍보했죠. 중국 진출도 중요하지만, NEW가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우리 관객들을 즐겁게 할지가 더욱 관심이었는데, 아쉬웠습니다. 라인업 발표가 없었지만, 알아봤습니다.
 
더폰(10/22개봉) 1년 전 살해당한 아내에게서 걸려온 전화 김봉주 감독 손현주, 엄지원, 배성우 등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 연예부 수습 여기자의 분투기 정기훈 감독 정재영, 박보영 등
루시드 드림 자신의 꿈 속에서 아들 살해범을 발견한 남자 김준성 감독 설경구, 고수, 강혜정 등
대호 호랑이를 일본군으로부터 지키려는 조선 마지막 포수 박훈정 감독 최민식, 김상호 등
널 기다리며 아빠를 죽인 연쇄살인범의 출소를 기다린 소녀 모홍진 감독 심은경, 윤제문 등
감옥에서 온 편지 의문의 편지를 받고,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권종관 감독 김명민, 김상호, 성동일 등
오빠 생각 한국 전쟁 당시 어린이 합창단 이한 감독 임시완, 고아성 등
부산행 이상 바이러스가 출현한 상태에서 부산으로 향한 KTX열차 연상호 감독 공유, 마동석, 공유미 등
판도라 원전 방사능 유출사고를 막아내는 사람들의 투쟁 박정우 감독 김남길, 김명민, 정진영 등
사랑하기 때문에 우연한 사고로 다른 사람의 몸 속에 들어가 사랑의 메신저가 되는 남자 주지홍 감독 차태현, 김유정, 성동일 등
장산범 아들을 잃은 여성에게 한 소년이 아들이라며 나타나 허정 감독 염정아 등

 마지막 세 번째 편은 행사를 열지 않은 롯데와 NEW의 라인업 이야기였네요. 이밖에도 씨제스 등 유명 연예기획사들도 자체적인 저녁 파티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단연 화제는 중국 영화사로서 처음 파티를 연 베이징 화이룬픽쳐스였습니다. 화이룬픽쳐스는 폐막작 '산이 울다'의 제작사입니다. 모기업인 하이룬영상그룹은 중국의 대형 드라마제작사입니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화이룬의 밤'에는 조니 토(두기봉), 펑샤오강, 지아장커 등 부산을 찾은 중국 대표감독들이 참석했습니다. 김세훈 영화진흥위원장,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김기덕 감독, 강우석 감독, 배우 이정재 등도 모습을 보였습니다. 화이룬 측은 내년 한국 지사를 설립한 뒤 3년 내 한중 합작영화 6편을 제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부산 국제영화제는 오늘(6일)로 개막 6일째를 맞았습니다. 대형 파티는 대부분 끝났습니다만, 크고 작은 모임들은 계속 되겠죠? 많은 국내외 영화팬들과 영화인들이 낮 행사뿐 아니라 밤 모임에서도 부산 국제영화제의 매력을 찾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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