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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PPT 38쪽에 160만 원?…권익위의 수상한 업무 추진비

국민 권익 위원회라는 곳이 있습니다.

2008년에 생겨서 이제 7년밖에 안 됐으니까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령을 만들고 있고, 공직사회의 부패를 규제하고 예방함으로써 투명하고 청렴한 사회를 확립해 나가는 게 주 역할입니다.

특히, 과거 판공비라 부르던 업무추진비를 수시로 점검해서 재정 누수를 근절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된 게 감독 기관으로서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앞장서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었습니다.

장훈경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 우선 이성보 권익위원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부터가 비정상적이었습니다.

지난 한 해 이성보 위원장이 식사비로 결제한 내역 중에서 모두 55건, 총 2천140만 원가량이 부당하게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예를 들어 종로의 한 한정식 집에서 간담회 목적으로 저녁을 먹은 날 43만 5천 원을 결제하고는 전체 16명이 식사를 했다고 내부 결재를 받았는데 이 식당의 최소 식사비는 1인당 5만 5천 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원래는 한 8명이 먹어놓고는 식사는 3만 원, 경조사비는 5만 원이라는 공무원 행동강령에 끼워 맞추기 위해 인원수를 실제보다 늘려 보고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그런가 하면 50만 원 이상 결제할 경우 동석자의 명단을 첨부하라는 기재부 지침이 있는데도 점심 식사비로 59만 원을 결제하고도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또 예산 집행에 있어서도 어김없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드러났습니다.

먼저, 2012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홍보와 기념품 제작 등으로 22억 5천여만 원을 썼는데, 그 중 35%를 한 업체와만 거래했습니다.

그것도 시중에서 개당 3만 5천 원이면 주문할 수 있는 기념패 30개를 각 14만 3천 원씩에 맞췄고, 인터넷에서 개당 2천 원에 파는 책갈피 300개도 7천 원씩이나 주고 구입했습니다.

심지어 동영상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38페이지짜리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제작하는 데에 160만 원이나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권익위는 의원실의 지적을 받자마자 이 업체와의 거래를 끊고 대책반을 구성해 감사에 들어갔습니다.

[박병석/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국민권익위원장은 자신의 판공비 사용에 솔선수범 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른 기관장들도 거기에 따 라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례로 제시된 밥값이나 자잘한 물품, PPT 같은 게 수십억짜리 방산 비리에 비하면 사소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 똑같이 편법이죠.

부정청탁 금품수수 금지하는 새로운 법의 도입도 중요하지만, 이런 편법을 막을 수 있는 대책부터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모범은커녕'…권익위 업추비, 예산 '흥청망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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