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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온건 반군 대리전' 전략 차질

알카에다 관련 반군에 집중…서방의 "IS 아니다" 반발 명분 약화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 나흘째인 3일(현지시간)에도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 대신 반군의 거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미국과 터키가 주도한 '온건 반군 대리전' 전략이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과 터키 등은 지난 2013년부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싸우는 반군 가운데 온건한 세력을 선별해 정부군에 맞서도록 훈련과 무기 등을 지원했다.

이 대리전은 IS의 득세로 지난해부터 'IS 격퇴전'으로 성격이 바뀌었지만, 지난달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이 지원한 반군 가운데 시리아 전투 현장에 4~5명만 참가하고 있다고 보고됐다.

이처럼 IS 격퇴전에 반군을 활용하는 전략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군에 대항하기 위한 반군도 러시아의 공습을 받았고, 온건 반군들의 급진화 조짐을 보여 대리전 전략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미국과 터키를 포함해 반군을 지원한 주요 국가들은 러시아는 IS가 아닌 반군을 공격했다고 일제히 비난했지만, 러시아가 공습한 지역의 주력 반군은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전선으로 이런 반발의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다.

특히 알누스라전선은 공습 나흘째인 이날 처음으로 트위터에 러시아가 자신의 기지를 공습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은 알누스라전선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했으며, 지난해 9월 이들리브 주의 알누스라전선 거점을 공습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은 당시 목표는 알카에다의 '호라산그룹'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아랍권 매체인 알라이미디어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습이 집중된 지역인 홈스와 하마, 이들리브, 알레포 등의 반군들이 속속 알누스라에 가입해 북서부의 반군 점령지에서 알누스라전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공습을 받은 이슬람 급진주의 반군인 아흐라르알샴도 전날 트위터를 통해 알누스라전선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알누스라전선은 이미 지난해 11월 이들리브에서 미국이 토우(TOW) 대전차미사일을 지원한 반군인 하라카트하즘과 시리아혁명전선(SRF) 등을 격퇴하고 점령지를 넓혔으며, 올해 3월에는 아흐라르알샴과 서방의 지원을 받은 자유시리아군(FSA) 등과 연합체인 제이쉬알파트흐(정복군)을 결성해 이들리브 전역에서 정부군을 패퇴시켰다.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IS 기지를 공습했다고 밝힌 이들리브의 마라트 알누만은 현재 '정복군'이 장악한 곳이다.

이처럼 러시아의 공습에 반발하는 반군은 온건 반군이 아닌 급진적 반군들로 미국과 터키 등이 러시아가 IS를 공격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과 터키 등 7개국은 전날 공동성명에서 "러시아 정부가 시리아 반군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IS와 싸움에 주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슬람국가'(IS)와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바라는 온건 수니파 반군세력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이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 작전으로 하마와 홈스, 알레포 등지에서 65명이 죽었다고 들었다. 러시아는 우리 대사에게 거기서 IS와 싸우고 있다는 문서를 보냈지만 러시아는 IS와 싸운 게 아니라 정권에 저항하는 온건 반군과 싸웠고 민간인이 죽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정상 모두 러시아의 공습을 받은 알누스라전선은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알누스라전선을 IS라고 주장했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공격 목표는 IS와 알누스라 등을 포함한 테러 조직"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러시아의 공습이 북서부 반군 점령지에 집중되면 터키와 미국이 추진하는 이른바 'IS 자유 지역' 설정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IS 자유 지역은 시리아 북부의 터키와 접경한 지역에서 IS를 몰아내고 온건 반군이 통제하도록 하며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공중 지원으로 반군을 보호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 지역과 인접한 반군 점령지를 집중 공습하면서 사실상 러시아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주도권을 선점한 양상이다.

터키는 IS 자유 지역을 내세워 테러조직으로 간주하는 시리아 쿠르드의 세력 확산도 막는 효과도 노렸지만, 러시아 공습을 계기로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터키와 달리 미국은 시리아 쿠르드와 IS 격퇴전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고, 러시아도 시리아 쿠르드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알아사드 정권 전복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터키의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터키는 러시아와 교역 규모가 크고 천연가스관 건설 등 경제협력이 밀접해 러시아의 공습을 강력하게 비난하지 못하고 있다.

거친 언사로 유명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우리(터키와 러시아)는 친한 국가 사이라서 나는 그들(러시아)에게 이런 조치들(반군 공습)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겠다"고만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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