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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황혼 재혼 인정 못 해"…소송하는 속사정

<앵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황혼 이혼이 늘고 있습니다. 동시에 배우자와 이혼하거나 사별한 뒤에, 느지막하게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는 '황혼 재혼' 역시 크게 늘고 있죠. 그런데 부모의 재혼을 반대하고, 심지어는 무효로 해달라는 자식들의 소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상속문제, 결국은 돈 때문입니다.

박하정 기자가 그 속사정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65살 홍 모 씨는 재혼 남편과 10년간 혼인신고 없이 사실혼 상태로 지냈습니다.

8년간 지병을 앓아온 남편은 숨지기 3개월 전 홍 씨에게 6억 원을 주고 떠났습니다.

홍 씨는 오랜 병시중과 사실혼 유지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했지만, 돈을 나누자며 자식들이 낸 소송에서 패배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에겐 상속권이 없기 때문에, 법원은 홍 씨가 받은 돈을 증여로 봤습니다.

남편이 주는 돈을 받았다 해도 법으로 보호받는 자식들의 상속분을 인정해 6억 원 중 1억6천만 원을 떼어주라고 판결했습니다.

사실혼 관계가 이렇게 재산분쟁의 불씨가 되곤 하다 보니, 배우자의 사망을 앞두고 뒤늦게 혼인 신고를 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자식들이 혼인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소송을 내기도 합니다.

11년 동안 사실혼 관계이던 A 씨 부부는 A 씨가 아내의 간호를 받으며 암과 싸우다 뒤늦게 혼인신고를 하고는 3개월 뒤 숨졌습니다.

딸은 새어머니와 숨진 아버지의 혼인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A 씨의 의식이 명료한 상태에서 혼인 신고가 이뤄졌다며 딸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새어머니는 A 씨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혼 관계의 부부가 헤어질 때는 오히려 재산 분할이 가능한데, 사별할 땐 상속이 되지 않는 게 현행법규정입니다.

인생 황혼녘의 사실혼 부부들이 늘고 있는 시대적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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