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판교라는 명칭을 쓸 수 있는 곳은 행정동인 판교동밖에 없습니다. 판교동에서 사용하지 못한다고 다른 동네에서 먼저 판교를 학교이름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판교라는 이름은 판교동에만 국한된 지명이 아닙니다. 같은 판교신도시인데 판교를 교명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은 부당합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신도시 주민이 '판교고등학교' 학교명 정통성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2011년 문을 연 삼평고(삼평동 소재)가 내년 3월 판교고로 교명을 바꾸기로 하자 판교동 주민이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삼평동과 판교동은 같은 판교택지개발지구에 있지만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각각 동판교와 서판교로 나뉘어 있습니다.
판교동에는 판교초와 판교중이 신설됐고 신도시 개발 이전에 세워진 낙생고(사립)가 있습니다.
고교 신설예정 부지가 있으나 아직 설립계획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4월 삼평고가 학부모, 학생, 교직원 등 학교구성원의 의견 수렴과 설문조사를 거쳐 교명 변경을 요청했습니다.
성남교육지원청은 지난 7월 학교명선정위원회를 열어 삼평고 교명을 의결해 도교육청에 제출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8일 이를 포함해 149곳의 교명변경과 학교신설, 주소변경 등을 도립학교 설치조례 및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입법예고안이 공지되자 판교동 주민 600여 명이 교명변경(삼평고→판교고) 반대서명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판교동 주민들은 "너더리(널다리) 마을 지명이 한자 판교(板橋)로 바뀌어 지금까지 내려온 역사성이 있다"며 "판교동에 특목고 신설예정부지까지 있는데 다른 지역이 판교고 교명을 먼저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고자 2차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삼평고 학부모들은 "분당고가 분당동이 아닌 수내동에 있는 것처럼 학교명이 지명에 국한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교명 논란은 이곳뿐이 아닙니다.
화성 동탄2택지개발지구 입주예정자 10여 명은 내년 3월 개교하는 방교초와 방교중 교명을 바꿔달라고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어감이 방귀를 연상시키는데다 초등학교 소재지는 방교리가 아니어서 지명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방교초·중 역시 교명 공모와 학교명 선정위 심의를 거친 것이어서 교육지원청은 난감한 처지가 됐습니다.
교명 분쟁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습니다.
위례신도시(성남·하남 구역)의 경우 신설 초중고 8곳 모두 교명에 '위례'가 들어갔습니다.
입주예정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교명이 '위례○○초등학교', '위례△△고등학교' 식으로 특색 없이 길어졌습니다.
신도시 교명은 교육적 측면보다 집값 같은 부동산 가치를 고려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판교·위례 모두 1·2기 신도시를 통틀어 아파트 가격이 가장 비싼 곳입니다.
학교명은 교육지원청별 학교명선정위 심의를 거쳐 결정되지만 사전 의견수렴과 심의 과정에서 주민 요구가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도교육청은 도립학교 설치·운영 업무지침에 ▲ 학교와 소재지 특성을 나타낼 수 있게 타당성, 적합성, 지역성 고려 ▲ 방위명 사용 지양 ▲ 어감상 혐오감을 주는 명칭이나 속어 지양 ▲ 외래어 및 외국어 사용 억제 등의 기준을 두고 있으나 실무 차원의 가이드라인일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내년 3월부터 적용될 이들 학교명은 도의회의 관련 조례 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또 한 번 논란이 될 전망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판교가 뭐길래" 학교이름 놓고 갈라선 신도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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