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차 긁고 도망가면 그만?…'54조 수사팀'에 딱 걸린다

차 긁고 도망가면 그만?…'54조 수사팀'에 딱 걸린다
지난 14일 오후 6시 30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로 한 통의 신고 전화가 접수됐습니다.

주택가 이면도로에 주차한 A씨의 화물차 범퍼를 누군가 긁고 도망갔다는 신고였습니다.

A씨는 자신이 목격한 차량번호가 확실하다며 '○○저11○○'이라고 했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남부서 교통사고조사계 소속 '54조 수사팀'은 해당 차량번호를 조회했지만 서울에 거주하는 차주 B씨는 "수원에 간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관할 경찰서에 요청해 B씨의 차량 상태까지 확인한 수사팀은 "아무런 사고 흔적이 없다"는 답변에 처음부터 다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저녁시간대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난 사고라면, 피의자는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가해차량 예상 이동경로를 따라 주변을 수색했습니다.

그러던 중 다음날 오전 A씨가 말한 차량 번호에서 1개가 다른 '○○저12○○' 승용차를 발견했고, 차에 사고흔적까지 확인해 피의자를 검거했습니다.

이에 앞선 12일 낮 12시 30분 수원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누군가 차를 긁고 도망갔다"는 C씨의 신고를 받은 54조 수사팀은 주차장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인했지만 화질이 낮아 가해차량 번호를 식별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피의자가 체크무늬 반소매 티셔츠를 입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병원 내부 CCTV 영상을 모두 분석, 3일 만에 가해자를 검거했습니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을 겪었을 법한 물피 도주사고.

피해자들은 대부분 "경찰에 신고해봤자 못 잡을 것"이라며 신고조차 꺼리기 마련입니다.

경찰이 경미한 사고에 대해선 수사를 소홀히 할 거라는 부정적인 인식 탓입니다.

이에 경찰이 물피 도주사고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습니다.

지난 11일 도내 최초로 구성된 수원남부서 54조 수사팀은 팀장을 포함해 5명의 전담요원으로 진용을 갖추고 현재까지 모두 89건의 경미한 물피도주 사고 신고를 접수, 59건 피의자를 검거했습니다.

검거율은 66%로, 대부분의 물피도주 사고 검거율이 10∼20%에 머무는 것을 감안할 때 획기적인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54조 수사팀'이라는 이름은 도로교통법 제54조에 "교통사고를 낸 경우 즉시 정차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된 데서 따온 것입니다.

입건된 피의자들이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어 적정한 배상이 이뤄지면 사건은 '혐의없음' 처리되지만, 경미한 사고를 내고 도주하면 반드시 검거된다는 인식을 높여 동종범죄를 최소화하자는데 의의가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54조 수사팀 관계자는 "경미한 사고 수사는 소홀히 할 거란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피해자 입장에서 체감 치안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하고 있다"며 "신속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검거율을 높인다면 경찰 신뢰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