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 요새는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늘 이맘때면 냉장고가 부자가 되는 기분인데요, 무심코 뜯어 버리는 포장 속에 세심한 과학이 숨겨져 있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먼저, 사과에 붙어 있는 과일 스티커입니다. 사과의 배꼽이라 불리는 꼭지 부분에 붙이는데요, 그냥 장식인 줄 알았더니 신선도를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과는 꼭지를 통해 호흡을 하고, 호흡할 때면 에틸렌 가스라고 하는 대사 물질이 나오는데 스티커가 이 에틸렌 가스를 잡아주는 겁니다.
에틸렌 가스는 과일을 성숙하게 익혀 주지만, 과할 경우 썩어서 갈색으로 변하게 하고 또 조직을 느슨하게 만들어 병원균의 침투도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사과를 보관하기 전에 섣불리 스티커부터 떼어버리지는 않는 게 좋겠죠. 또 냉장 혹은 냉동식품의 포장재도 우리가 흔히 부르는 스티로폼과는 다릅니다.
발포폴리프로필렌, EPP라는 소재로 기존 스티로폼보다 서너 배 비싼 대신 단열성이 매우 뛰어난데요, 불에 잘 견디고 쉽게 부서지지 않는 장점이 있는 데다가 무엇보다 탈 때 공해 물질이 덜 나와서 친환경적이라는 특징이 있어서 최근 아이스박스 같은 용기뿐 아니라 운동할 때 쓰는 폼롤러나 자전거 헬멧 등 다양한 용도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단순히 랩을 씌워놓은 듯한 제품들에도 사실은 기체조절 포장이라는 기술을 적용했는데요, 일단 내부의 공기를 모두 없앤 뒤에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적정 비율로 혼합한 기체를 다시 넣어서 덮은 것이기 때문에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젓갈이나 장류를 도자기에 담아 포장하는 이유는 도자기 내부 표면에 있는 작은 숨구멍을 통해 천천히 발효가 계속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 밖에 전복을 포장할 때는 바닷물과 함께 기포 발생기를 넣어 전복이 살아 있는 기간을 늘려 주기도 하고 굴비는 상자에 숯으로 코팅된 특수 종이를 이용해서 냄새와 균, 습기를 제거해 준다고 하는데요, 이런 것도 알고 먹으면 왠지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추석 선물에 담긴 '과학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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