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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터슨 18년 만에 송환 "이곳에 있는 게 충격"

<앵커>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오늘(23일) 새벽 우리나라로 송환됐습니다. 18년 전 사건이 일어났던 곳은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이었습니다. 그곳에 있었던 패터슨과 그의 친구 L 씨, 둘 중 한 명은 분명히 살인범이죠. 그런데 L 씨는 재판을 통해 무죄가 확정됐고, 패터슨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번 송환으로 18년 동안 묻혀있던 진실이 과연 밝혀질까요?

김학휘 기자가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새벽 공항에 도착한 패터슨은 당황하거나 초조한 표정은 아니었습니다.

혐의를 부인하는 목소리에서 동요의 흔적도 없었습니다.

[패터슨/'이태원 살인사건' 피고인 : (살인 혐의 인정합니까.) 인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곳에 있는 게 충격적일 뿐입니다.]

18년 전 검찰이 패터슨이 아닌 L 씨를 살인범으로 본 것은 피해자보다 키가 큰 사람이 범인인 것 같다는 부검 소견 등을 토대로 했습니다.

그러나 L 씨는 대법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L 씨는 풀려나고, 패터슨은 도망가고.

그렇게 잊힐뻔한 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계기로 영화로까지 만들어지면서 재수사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우리 정부는 패터슨이 달아난 지 10년이 지난 2009년에야 미국 정부에 패터슨을 넘겨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미국에서 패터슨이 행방을 숨겨 신병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으로 인도하라는 미국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난 2012년 이후에도 패터슨은 인신 보호 청원 등을 제기하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이러는 사이 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검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오래됐지만 혈흔 형태분석 같은 첨단 과학수사기법을 통해 패터슨의 유죄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패터슨이 흉기로 찔렀다는 직접 증거나 목격자가 없다는 게 검찰의 고민입니다.

[이복수/故 조중필 씨 어머니 : 중필이만 억울하게 죽은 게 아니라 전 가족이 죽은 거나 마찬가지로 살았어요. 이번에는 제대로 해서 좀 범인을 가려냈으면 좋겠어요.]

패터슨이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인정될지, 아니면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을지는 다음 달 초 시작되는 재판을 통해 결정됩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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