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연구에 따르면, 타자들은 고유한 타구 경향을 가진다. 즉 뜬공/땅볼/라인드라이브의 비율이 시즌별로 변동폭이 크지 않다. 잠실구장처럼 광활한 구장은 ‘뜬공 타자’들에게 불리하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다른 구장 같으면 담장을 넘어갈 공이 잡히는 경우가 생길 것이고, 타자의 기록에 피해를 입힐 것이기 때문이다.
SK로 이적한 뒤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정의윤은 가장 최근의 사례다. 정의윤은 우리 리그의 대표적인 뜬공 타자 중 한 명이다. 지난 5년간 뜬공아웃/땅볼아웃 비율이 1.32. 10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들 가운데 10번째로 높다. 즉 10번째로 강한 ‘뜬공 성향’을 보였다. 1.28로 정의윤 바로 다음 11위인 타자는? ‘탈잠실 성공 신화’의 주인공 격인 박병호다.
반대로 라인드라이브 타자에게는 유리할 것이다. 넓은 외야를 꿰뚫어 2루타, 3루타를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현수-박용택-이병규 같은 라인드라이브 타자들은 잠실구장에서 살아남는다.
두 선수가 뜬공타자라는 건 이미 미국 시절의 기록에 잘 드러나 있다. 지난 4년간 마이너리그에서 히메네스는 45.9%, 로메로는 45.8%의 뜬공 비율을 기록했다. 마르테(KT. 49.1%)만 빼고, 다른 모든 외국인 타자보다 높은 수치다.
외국인타자들의 뜬공비율 (2011년 이후 마이너리그 기록. 출처 minorleaguecentral.com)
| 뜬공 비율 | |
| 마르테 (kt) | 49.1% |
| 히메네스 (LG) | 45.9% |
| 로메로 (두산) | 45.8% |
| 폭스 (한화) | 45.5% |
| 브라운 (SK) | 40.2% |
| 브렛 필 (KIA) | 39.4% |
| 테임즈 (NC) | 39.2% |
| 나바로 (삼성) | 38.7% |
| 스나이더 (넥센) | 38.7% |
| 댄 블랙 (kt) | 35.3% |
| 아두치 (롯데) | 32.8% |
즉 두 선수는 ‘잠실에서는 고전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꾸준히 보내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두 팀은 이 신호를 감지하지 못했다. 그 결과는 홈보다 원정에서 강한 두 선수의 성적이다.
<잠실 구장>
| 장타율 | OPS | |
| 히메네스 | 0.435 | 0.733 |
| 로메로 | 0.462 | 0.805 |
<나머지 구장>
| 장타율 | OPS | |
| 히메네스 | 0.482 | 0.858 |
| 로메로 | 0.526 | 0.827 |
외국인타자야 내년에 더 잘 뽑으면 된다. 두 팀이 더 신경을 써야할 것은 토종타자들의 타구 경향이다. 양의지-오재일, 양석환-문선재 등이 강한 뜬공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두산과 LG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뜬공 아웃을 기록한 팀이 됐다. 잠실에서 상대 투수들이 뜬공 유도를 위한 볼배합을 늘릴 가능성을 고려해도, 두 팀 타선의 ‘뜬공 성향’은 의외다. 그리고 잠실구장과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성향일 가능성이 높다.
| 뜬공/땅볼 | |
| LG | 1 |
| 두산 | 0.95 |
| 넥센 | 0.93 |
| 삼성 | 0.9 |
| KIA | 0.89 |
| NC | 0.86 |
| SK | 0.86 |
| 롯데 | 0.75 |
| kt | 0.72 |
| 한화 | 0.71 |
(리그 평균 0.85)
타자의 타구 경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게 많은 통계 연구의 결론이다. 그렇다면 두 구단의 선택은 다음의 두 가지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1. 외국인 선수를 시작으로, 잠실구장에 어울리는 타자들을 데려온다.
2. 잠실구장을 현재 타선의 특성에 맞게 변형시킨다.
내년에 두 팀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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