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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하늘 "홀인원 2번 하고 우승한 기분…이번 주는 국내에서"

"부상으로 고급 차와 명품 시계 받아"…"상승세 이어 국내 대회 우승 도전"

[취재파일] 김하늘 "홀인원 2번 하고 우승한 기분…이번 주는 국내에서"
'스마일 퀸'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주 일본 여자프로골프 먼싱웨어 레이디스 토카이 클래식에서 JLPGA투어 데뷔 후 첫 우승을 달성하고 이번 주 국내 무대로 돌아온 김하늘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내일(24일)부터 사흘동안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골프장에서 열리는 YTN 볼빅 여자오픈에 출전하는 김하늘은 대회 개막에 앞서 참가한 프로암 대회에서 동반자들과 18홀 내내 웃으면서 연습라운드를 했습니다.
 
샷을 하고 난 뒤에도, 걸어갈 때도, 동반자에게 조언을 해줄 때도 연신 '싱글벙글' 하얀 이를 드러냈습니다.

"이 코스 진짜 너무 맘에 들어요. 장타도 필요없고.. 절 위한 코스인것 같아요."

김하늘은 카트를 타고 이동하다가 기자와 눈이 마주치자 반갑게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잠을 못자서 지금 너무 어질어질해요"

 Q. 왜 잠을 못자요?

"우승하기 전날 밤은 떨리고 긴장돼서 잘 못잤고 우승한 날은 기분이 너무 좋아서 밤에 캐디하고 통역 언니하고 살짝 한 잔(?) 한 다음에 술 기운에 잠이 들었다가 2시간 자고 깼는데 이후로는 잠이 안오는거에요. 우승을 한게 꿈인지 생시인지 실감도 안나고 가슴도 쿵쿵 뛰고. 이게 생애 첫 우승도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Q. 그 동안 마음 고생 많이 했죠?

"2년 동안 한국에서 우승이 없었잖아요. 분위기를 좀 바꿔보려고 큐스쿨 거쳐서 일본 갔는데 JLPGA 투어에서도 성적이 잘 안나는 거에요. 올해 상반기 때도 많이 힘들었어요. 성적이 안좋으니까 어렵게 따낸 일본 시드를 내년에도 유지할 자신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최근 일본에 살던 집도 정리하고 냉장고,세탁기,소파,식탁,TV 같은 세간살이도 다른 선수에게 다 줘버렸는데 이번 우승으로 내년 시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네요.

내년엔 작은 방을 얻거나 호텔에서 생활해야죠.(웃음) 그래도 마침 한국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춰 우승해서 너무 기쁘구요. 한국 팬들에게도 면목이 생기고 이젠 마음 편히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샷감도 좋아요."
 Q. 최근 2주간 성적이 가파르게 좋아졌어요. 일본 여자프로골프 선수권에서 5위 하더니 이번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는데 무슨 계기가 있나요?

"그동안 골프 선수를 하면서 한번도 부모님이 곁에 안계셔 본 적이 없었어요. 제가 프로 9년 차이고 27살인데 스케줄 짜는 것 부터 코스 공략 방법까지 너무 부모님한테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딱 들더라구요. 그래서 지난번 한화 금융클래식 끝나고 일본으로 떠날 때, 부모님께 캐디 동생이랑 둘이서만 가보겠다고 말씀드렸어요. 큰 소리 치고 부모님 없이 비행기 탔는데 처음엔 걱정이 많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거짓말처럼 일본 공항 도착하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졌어요. 마치 여행온 기분?

성적보다는 경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2주 동안 진짜 스트레스 전혀 안받고 아주 재미있게 공을 쳤어요. 보기를 범해도, 미스 샷을 해도 웃음이 나왔죠. 그러다보니 신기하게 성적이 났어요. 무엇보다 부모님 도움 없이 제가 모든 것을 스스로 준비하고 결정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이 큰 수확이에요."

 Q. 카카오톡 프로필에 하늘로 점프 하는 사진을 올려놓고 '하늘, 높이 날아라!' 라고 써 놓았더군요. 언제 바꾼 거에요? 

"우승 하기 바로 전 주에 일본 여자프로선수권대회에 나갔는데 대회 코스가 바다를 끼고 있어 너무 아름다웠고 뭔가 엔돌핀 같은게 솟았어요. 캐디에게 이 배경으로 점프 샷을 찍어 달라고 했죠. 날고 싶은 기분도 있고
잘했으면 좋겠다는 기분도 들고 해서 희망 사항이었지만 '하늘,높이 날아라!' 이렇게 프로필 사진을 꾸며봤는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날았어요.(웃음)"

 Q. 이번 우승으로 받은 것도 많았다면서요?

"푸하하..정말 홀인원 두 번 하고 우승한 기분이에요. 우승상금(1억 4천만 원)과 별도로 부상을 처음으로 받았는데, 부상이 고급 세단 자동차와 다이아몬드 박힌 명품 시계였어요. 특히 그 시계는 대회장에 전시돼 있을 때부터 아주 예뻐서 매니저 언니한테 무척 갖고 싶다고 말했던 거였는데 부상으로 받게 될 줄이야..(또 웃음) 여기에 보너스도 생겼어요. 이번 대회 루키상(데뷔 3년 차 이하 선수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에게 주는 상)도 받았는데 그 상금이 또 500만 원 쯤 돼요."

 Q. 이번주 국내 대회에서도 기대가 되는데요?

"대회 코스 돌아보니까 전장이 6800야드가 넘는다고는 하는데 내리막이 많고 그린이 커서 그렇게 길다는 느낌은 없어요. 장타보다는 정교한 샷이 필요할 것 같고 결국 퍼팅에서 승부가 갈릴 것 같아요. 그동안 한국 들어올 때 성적 못내고 와서 부담감이 컸었는데 이제 우승하고 왔으니까 상승세를 이어서 올시즌 국내 대회 최고 성적을 내고 싶어요. 우승하면 더 좋구요."

 Q. 이후 스케쥴은?

"이번 대회 끝나면 바로 일본으로 가서 일본 여자오픈 출전하고 그 다음 주는 다시 한국 들어와서 프레지던츠컵 구경갈 거에요. 티켓 2장 사놓았거든요. 세계적인 선수들이 우리나라에 한 데 모이는건 쉽지 않잖아요. 세계적인 선수들을 볼 수 있게 돼서 너무 좋고 설레고, 그 선수들 플레이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변에 다른 선수들도 엄청 가고 싶어해요. 그 기간에 다른 대회가 없어서 아마 많이들 모일 거 같아요."

김하늘은 10분 남짓한 인터뷰 시간 동안 많은 내용들을 쉼 없이 쏟아냈습니다. 그녀에게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듬뿍 느껴졌습니다. 김하늘은 내일 오전 8시 10분 레이크우드 골프장 꽃길 코스(IN 코스) 10번 홀에서 정희원,이승현과 같은 조로 1라운드 경기를 시작합니다.

추석 연휴에 '스마일 퀸'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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