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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백억 쏟아부은 전통시장 배송센터…헛돈 썼다

<앵커>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사면 직접 운반하기 불편해서 찾기 꺼렸던 경우 있었을 텐데요, 전통시장 96곳은 집까지 배달해주는 배송 센터를 갖추고 있습니다. 국민 세금을 900억 원 넘게 들여서 만들었지만, 대부분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기동취재 했습니다.

<기자>

정부의 지원을 받아 배송센터를 지은 서울의 한 전통시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계세요?]

추석을 앞두고 시장은 북적이는데 배송센터 사무실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상인회를 찾아가 물었습니다.

[A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 : (배달 좀 하려고 하는데요?) 일이 있어야 배달원이 있지. 지금 사실상 배송센터가 없어지고 거기에 냉동고 시설을 해놨지. ]

다른 전통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B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 : 지금 (배송) 안 하고 있는데요. 여기는 안 한 지, 몇 년 됐어요.]

손님이 시장에서 산 물건을 일괄 배달할 수 있도록 배송센터를 차려놨지만, 정작 배달은 개별 점포가 알아서 하고 있습니다.

[C전통시장 과일 판매 점포 : (오늘 배송되나요?) 그건 택배로 해야죠. 여기 (배송센터에서는) 배송 안 하고 있어요. (제가 택배비도 부담해야 하나요?) 그렇게 해야죠.]

배송센터가 유명무실해진 이유는 상인들이 운영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C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 : 조합에서 그렇게 운영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요. 차량 유지비 들어가죠, 인건비 들어가죠. 돈을 못 대는 거죠, 상인들이.]

중소기업청은 지난 2002년부터 전통시장 96곳에 배송센터 건설비용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사후점검은 소홀히 했습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 : 저희가 건립비만 지원하고 운영비는 지원하지 않아요. 고객지원센터가 실제 운영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저희가 실태 조사를 한번 해봐야겠는데요.]

중소기업청은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내년에도 배송센터 건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예산 확정에 앞서 실효성 있는 운영방안부터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춘배, VJ : 정민구, 자료제공 : 국회 산업통상위 길정우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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