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문제를 놓고 독일과 스웨덴 등 서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의 이동경로에 위치한 동유럽 국가들 간에 책임전가식 상호 비난전이 가열되고 있다.
21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조란 밀라노비치 크로아티아 총리가 헝가리의 망명 신청자 수용 거부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하자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교장관은 "한심한 행동"이라며 "크로아티아가 난민들을 단 하루도 돌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맞받아쳤다.
보그단 아우레스쿠 루마니아 외교장관도 헝가리의 국경 폐쇄가 유럽연합(EU)의 정신에 어긋나는 "자폐적이고 용납할수 없는 행위"라며 비난전에 가세했다.
시야르토 장관은 부패 혐의로 기소된 빅토르 폰타 루마니아 총리를 거론하면서 "총리가 재판을 받고 있으니 외교장관으로부터 겸손한 태도를 기대하겠다"고 비꼬았다.
이들 국가간 외교적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난민들은 갈길을 잃은채 고통을 겪고 있다.
슬로베니아 접경에 위치한 크로아티아 브레가나 근처에는 20일 1천여명의 난민들이 발이 묶였다.
슬로베니아 당국은 18일 밤 수백명의 난민들이 국경선을 넘어 들어온 이후 폭동진압 경찰을 배치했다.
슬로베니아는 일부 소규모 그룹의 난민 유입을 허용했으나 19일 열차편으로 입국한 난민들은 크로아티아로 돌려보냈다.
슬로베이나 통과가 거부된 채 브레가나에 체류 중인 난민들은 다수가 헝가리와 세르비아 접경지역에서 발길을 돌려 크로아티아를 통과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난민 모함메드 알 아자위(27)는 "유엔기구인 유니세프(국제아동기금)는 세르비아에서 헝가리로 가는 것보다 크로아티아로 우회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줬으나 여기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크로아티아는 헝가리가 지난주 세르비아와의 국경을 따라 철조망 설치를 완료하면서 서유럽으로 가는 주요 통로가 차단된 이후 난민들이 자국 영토와 북쪽 국경선을 통과하도록 허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16일 이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2만명의 난민들이 들이닥치자 당황한 크로아티아 정부는 태도를 바꿔 한 곳을 제외하고 세르비아와의 국경통로를 모두 폐쇄했다.
게다가 슬로베니아와 헝가리 양국은 크로아티아로부터의 난민 유입을 차단하고 있어 이들 3국간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연합뉴스)
"자폐적 행위" vs "한심"…'난민대란' 동유럽, 상호비난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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