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엄마의 흡연은 딸에게 가장 위험하다

[취재파일] 엄마의 흡연은 딸에게 가장 위험하다
교육부와 복지부가 공동으로 조사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전국 중·고등학생들의 흡연율은 9.2%로 나타났습니다. 청소년들의 흡연은 세계 모든 나라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인데요, 미국 콜롬비아 대학 연구팀이 부모의 흡연과 자녀의 흡연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연구한 결과가 재밌습니다.

● 부모가 흡연자면 자녀가 담배 피울 확률 3배 높아

연구는 12세부터 17세 자녀와 부모 3만 5천여 쌍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비흡연자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의 13%가 담배를 한번 이상 펴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흡연자(니코틴 의존) 부모에게서 자란 자녀들의 경우 무려 38%가 담배를 한번 이상 펴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흡연자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담배를 1번 이상 펴 볼 가능성이 3배 정도 높은 겁니다.

● 담배를 못 끊는 ‘니코틴 의존’ 증상

연구는 부모의 ‘니코틴 의존(Nicotine Dependence) 증상’ 여부를 기준으로 진행됐습니다. 니코틴 의존이란 표현이 조금은 생소한데요, 크게 3가지 증상이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첫째는 <니코틴 중독>으로 말 그대로 니코틴이 자주 생각나는 겁니다. 두 번째는 <니코틴 금단증상>, 니코틴이 부족할 때 신체나 정신에 스트레스가 오는 금단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니코틴 내성>입니다. 처음에 소량의 니코틴만 있으면 되는데 나중에는 더 많은 니코틴을 몸이 원하게 되는 겁니다. 통상 니코틴 중독이라고 쉽게 표현하는데, ‘니코틴 의존’이 조금 더 의학적이고 명확한 표현입니다. 담배를 피우고 끊지 못한다면 대부분은 니코틴 의존 증상을 보인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연구결과 부모가 '니코틴 의존' 증상이 있을 때, 자녀들의 '니코틴 의존' 가능성은 2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엄마의 영향이 더 크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딸과 엄마의 관계입니다. 연구결과 엄마가 니코틴 의존 증상을 보일 때, 딸들의 니코틴 의존 가능성이 4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쉽게 말해 딸들은 엄마의 흡연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겁니다. 반면 아버지의 흡연과 딸의 흡연은 큰 상관관계가 없었습니다.

 또 아들의 경우에도 부모의 니코틴 의존 증상 여부와 큰 관계가 없었습니다. 콜롬비아 연구팀은 아들은 부모보다 형제나 자매, 친구, 학교나 광고로부터 흡연을 배우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도 지난달 비슷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청소년 흡연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환경적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어머니만 흡연자일 때 청소년 자녀의 흡연율은 13.6%였는데, 아버지만 흡연자일 때 자녀의 흡연율은 6.4%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적으로 어머니의 흡연이 아버지보다 자녀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 결론, 담배는 해롭다.

 물론 통계 결과로 보면 어머니와 딸의 데이터가 부각된 면이 있지만, 자녀를 위해서라면 어머니, 아버지 구분 없이 두 분 모두의 금연이 중요합니다. 다만 자녀의 흡연을 막기 위해선 부모님의 노력도 중요하다는 걸 조금은 흥미롭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논문 저자인 denise kandel 박사도 “대부분의 흡연자가 10대 때 담배를 처음 배우고 부모의 영향이 크다, 특히 10대들의 흡연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가 담배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담뱃값이 벌써 4000원을 넘었습니다. 지금과 미래의 자녀들을 위해 다시 한 번 금연을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참고문헌)
Intergenerational Patterns of Smoking and Nicotine Dependence Among US Adolescents
Denise B. Kandel, PhD, Pamela C. Griesler, PhD, and Mei-Chen Hu, PhD, 2015

이 논문은 미국 시간으로 17일 미국 공중 보건 저널(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온라인판에 게재됐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