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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1년…경기장은 '세금 먹는 하마'

<앵커>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린 지 오늘(19일)로 꼭 1년이 지났습니다. 인천시는 엄청난 경제효과를 자신하며 1조 7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경기장 16개를 새로 지었는데요. 1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적자를 면치 못하는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했습니다.

기동취재, 정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화려하고 짜릿했던 16일간의 축제.

잔치가 끝나자 냉혹한 현실이 남았습니다. 

응원 함성으로 가득했던 경기장은 인적이 끊겨 을씨년스런 분위기입니다.

텅 빈 경기장엔 쓰레기들이 방치돼 있고 엘리베이터는 작동을 멈췄습니다.

1년 전 화려한 개막식이 열렸던 인천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입니다.

올해 관리비로만 33억 원을 내야 하는데, 정작 행사가 유치되지 않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입니다.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지만, 행사 유치 실적은 미미합니다.

지난 11일 열렸던 케이팝 페스티벌을 제외하곤 대부분 돈 안 되는 지역 소규모 대회와 훈련 정도입니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신설된 16개 경기장의 올해 예상 수익은 37억 원에 불과한 반면, 유지 관리비는 20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설상가상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경기장 4곳에 대해서는 수백억 원대의 소송까지 진행 중입니다.

재정난을 견디다 못한 인천시가 지난달 경기장 안에 대형 할인점과 영화관을 설치하기로 하고 입찰을 벌였지만, 참여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정은모/인천시 체육진흥과 주무관 : 너무 크다 보니까 한 개 업체가 들어오긴 사실 무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경기장이 주거지와 떨어진 외곽에 있는 데다 근처에 대형 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인 점이 투자 유치에 걸림돌로 꼽힙니다.

인천시는 경기장 이용료와 주차 요금을 올려 현재 18% 수준인 지출 대비 수익률을 오는 2017년까지는 4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안진걸/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인천시가 내놓은 대책들은 너무 장밋빛 대책에 불과하다. 빚은 1조 2천억이나 졌고, 이자도 늘어나고 있고.]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인천의 브랜드 가치는 올라갔겠지만, 시민들이 현실에서 짊어져야 할 고통과 부담은 너무 커 보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이승환,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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