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씨는 직장 일 때문에 갓 태어난 아기와 떨어져 지내는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아빠의 사랑을 느끼고 누려야 할 시기를 그냥 보내버리는 듯해 몹시 안타까웠습니다. 혹 아빠의 얼굴을 잊어버려 다시 만나도 낯설어하거나 서먹해하지 않을까 두려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1천 킬로미터 넘게 떨어져 있는 아들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을까?
류 씨는 설계 능력과 공학 지식, IT 기술을 총동원했습니다. 먼저 퉁저우와 샤면 두 곳에 각각 마련한 시소의 반대편에 대형 HD TV를 장착했습니다. TV를 통해 류 씨는 아기를, 아들은 아빠를 마치 실제 앞에 있는 것처럼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시소에는 자동 평형 장치를 부착했습니다. 내려갔던 시소가 자연스럽게 다시 올라가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평형장치는 원거리 센서를 통해 상대편 시소와 연결돼 반대 방향으로 작동되도록 했습니다. 자동적으로 아빠가 내려가면 아기가 올라가고, 아기가 내려가면 아빠가 올라가는 것입니다.
류 씨의 아들은 사실 대단한 행운아입니다. 중국에서 류 씨 아들처럼 부모가 외지로 일하러 나가 떨어져 살아야 하는 아동은 무려 6천1백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남한 인구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 가운데 9백21만 명의 아동은 부모를 1년에 채 한 번도 만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런 어린이들을 유수 아동, 즉 고향에 잔류하는 아동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조부모나 친척의 보살핌을 받습니다. 아무래도 부모와 함께 있는 것만 못하겠죠. 그러다보니 매년 5만 명의 유수 아동이 각종 사고로 숨집니다. 하지만 류 씨의 아들은 대단한 기술력과 이를 현실화할 만한 재력을 가진데다, 무엇보다 이런 아이디어를 낼 만큼 끔찍이 자신을 사랑하는 아빠를 둬 매일 3천리 밖 아빠와 함께 시소를 탈 수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복을 받은 것인지 느껴지시죠.
중국 유수 아동의 가슴 아픈 처지는 다음 기회에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