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록 가수이자 동성애 옹호론자인 엘튼 존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전화통화를 둘러싼 진실게임이 장난전화로 귀결되는 양상입니다.
엘튼 존은 푸틴 대통령의 가장한 장난 전화에 속아 동성애자 권리를 논의하자는 제의에 호응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는 촌극을 벌인 셈이 됐습니다.
러시아 국영 TV 채널 쇼프로 진행자인 블라디미르 크라스노프와 알렉세이 스톨야로프는 지난 14일 밤 런던의 한 녹음 스튜디오에 있는 엘튼 존에게 국제전화를 걸었다고 영국 일간 텔래그래프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크라스노프는 러시아 타블로이드 신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에 "알렉세이는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푸틴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라고 소개하고 나와 엘튼 존의 대화를 통역했다"고 말했습니다.
엘튼 존은 동성애자를 경멸하는 푸틴이 전화한 데 감동한 듯 "그(푸틴)가 연락해왔으며 앞으로 만나자는 의사를 피력했다"며 감사를 표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엘튼 존은 "전화통화에서 푸틴에게 전화해줘서 영광이라고 한 뒤, 성적소수자(LGBT)들을 대신해 공정한 대우를 받게해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나는 뮤지션이고 인도주의자이며 정치인이 아니지만, 푸틴 대통령과 얼굴을 맞대고 앉아 얘기를 나누고 싶다. 왜냐하면, 많은 이슈를 우리가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언급했습니다.
엘튼 존은 "내 생애 가장 멋진 대화였다"고 푸틴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는가 하면 "1979년 소련에서 공연을 가진 이후 러시아는 내 인생의 일부가 됐다"며 러시아에 대한 사랑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엘튼 존의 통화 내용은 16일 밤 크라스노프와 스톨야로프가 출연한 쇼프로에서 녹음의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크라스노프 등은 엘튼 존이 지난주 말 BBC에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푸틴과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후 장난 전화를 걸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크라스노프는 "푸틴이 적어도 가까운 장래에는 엘튼 존을 만나거나 그와 전화통화를 갖기를 원하지 않을 것인 반면 엘튼 존은 푸틴의 전화를 기다릴 것이기 때문에 장난 전화를 진짜로 믿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크라스노프의 장난 전화에 속은 사람은 엘튼 존 만이 아니며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비탈리 무트코 체육부장관등 러시아의 유명인사들이 여러명 포함되어 있습니다.
앞서 엘튼 존은 지난 주말 키예프에서 성적소수자 권리 옹호를 위한 로비활동을 벌이다가 비전통적인 성관계에 관한 어떤 선전도 금지한 2013년 제정 러시아의 관련 법을 비판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토론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엘튼 존은 이후 푸틴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크렘린궁은 공식 부인해 사태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졌습니다.
푸틴의 대변인 페스코프는 "푸틴 대통령은 엘튼 존과 대화한 적이 없고 더 중요한 것은 그(엘튼 존)로부터 어떠한 만남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텔래그래프는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엘튼 존-푸틴 전화통화 진실게임…'알고보니 장난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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