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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침투하는 적 못 본다?…'뻥 뚫린' 경계

<앵커>

적외선으로 물체를 감지해서 영상으로 재현해내는 열 영상 감시 장비, TOD는 우리 군의 필수 정찰 장비입니다. 밤에는 물론, 수십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적의 움직임까지 포착해낼 수가 있죠. 그런데 해병대에서 운용 중인 신형 TOD에 초점이 맞지 않는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경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4일 북한의 지뢰 도발 당시 폭발 장면은 육군의 열 영상 감시 장비 TOD에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하지만 북한군이 지뢰를 묻어놓고 가는 모습은 촬영되지 않았습니다.

안개가 끼는 등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TOD가 식별하지 못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육군뿐 아니라 올해 설치된 해병대의 신형 TOD에도 문제가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초점이 맞지 않아 사실상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는 겁니다.

철책을 따라 좌우로 움직이며 감시하는 육군 TOD는 TOD와 사물 간 직선거리가 거의 변하지 않아 초점을 잡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바다를 감시하는 해병대 TOD는 떠내려오는 기뢰나 침투하는 적을 위, 아래로 훑어야 하는데, TOD를 상하로 조절하면 직선거리가 계속 바뀌어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 겁니다.

국방기술품질원이 지난주 현장 조사에 나선 결과, 방위사업청이 해상 경계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육군 TOD와 같은 성능을 해병대 TOD에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미경/새누리당 의원, 국회 국방위 : 방위사업청은 대규모 신규 사업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소규모 성능 개량에도 집중해서 예산 배정 및 관련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TOD 한 대를 만드는 데 3억 2천만 원이 필요합니다.

방위사업청이 뒤늦게 개량을 검토하고 있지만, 무성의한 사업 추진으로 예산 낭비는 물론, 해상 경계에 문제를 불러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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