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600mm 미만의 비, 66년만의 가뭄…대책 서둘러야

[취재파일] 600mm 미만의 비, 66년만의 가뭄…대책 서둘러야
연일 설명이 필요 없는 가을 날씨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가을 비 소식이 끼어들 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행동하기 좋고 기분도 좋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습니다. 비가 안 와도 너무 안 오기 때문입니다. 비가 내린 날이 적기 보다는 내린 비의 양이 너무 적습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 강수량 차이가 있지만, 이해를 쉽게 하기위해 서울만 놓고 따져보겠습니다. 올 한해 서울에 내린 비는 모두 576.9mm입니다. 2년 전엔 2013년 7월 한 달 서울에 내린 비 676.2mm보다 적습니다. 30년 평균(1981~2010) 년 강수량이 1450.6mm이니까 일 년 동안 내릴 비의 40%가량만 내린 셈입니다.
 
서울에 비가 적게 내린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입니다. 서울에 제대로 된 기상관측이 시작된 것은 지난 1908년부터입니다. 그동안 비가 매우 적게 내린 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2년 연속으로 비가 적게 내린 해는 보기가 힘듭니다.
 
과거 기록을 살펴보니 1949년과 1950년 강수량이 매우 적었는데 1950년은 관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비교 대상으로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강수량 부족 현상은 적어도 최근 백년 사이에 가장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9월까지 내린 비만 비교할 때 서울에 가장 비가 적게 내린 해는 1939년입니다. 강수량이 불과 495.7mm에 불과한데요, 올해보다도 80mm이상 적습니다. 그 다음은 1943년으로 514mm를 기록했고, 1949년이 557.1mm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9월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지만 현재의 상태가 그대로 이어질 경우 서울은 지난 1949년 이후 66년 만에 가장 비가 적은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제 시기적으로 볼 때 비가 많이 내릴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10월까지 폭우가 쏟아진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비교할 때 여름철인 7월과 8월보다 10월 강수량이 많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결국 가을 가뭄이 겨울 가뭄으로 이어지고 봄까지 가뭄이 계속될 가능성이 그 어느 해보다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강수량 부족 현상이 이렇게 심각한데, 왜 가뭄을 별로 느끼지 못할까요? 그 이유는 계절적인 측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가을은 작물이 성장하는 계절이 아니고 곡식과 과일을 수확하는 결실의 계절이어서 많은 비를 필요로 하지 않고, 이 때문에 비를 간절하게 기대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체감지수가 낮을수 밖에요.
 
강수량이 적어지면서 다목적 댐의 저수량도 위험 수준입니다. 소양강 댐의 경우 저수위가 169.5m로 지난해 이맘때 보다 1.4m가 낮습니다. 소양강 댐이 담을 수 있는 물의 44.3%만 담고 있는 셈인데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저수율이 60~70% 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부족한 상태입니다. 내년 봄이 걱정되는 이유입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까지 비가 적게 내리는 원인을 한 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올 들어 심해지고 있는 엘니뇨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은 가능한데요, 동태평양의 열기가 중앙태평양으로 번지면서 태평양 연안 국가들에게 어떤 방향에서든 영향을 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엘니뇨의 해에 우리나라에 나타나는 날씨 상황이 분명한 규칙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엘니뇨가 발생한 겨울에는 한반도 강수량이 는 경우가 있어 약간의 기대감을 갖게 하는데요, 그렇다고 해도 겨울에 여름철 같은 비가 쏟아지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