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어젯밤 저희 SBS TV 프로그램이죠. 뉴스토리에서 직장 내 권력형 괴롭힘에 대한 보도를 해서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직장인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10명 중 8명은 고함이나 폭언, 욕설 등 직장 상사로부터 심각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 이렇게 응답했다고 합니다. 직장 내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게 시급해 보이는데요. 이번 내용을 보도한 SBS 기획취재부 박상진 기자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상진 SBS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직장 생활 하면서 상관 눈치 안 볼 수는 없잖아요. 다들 조금씩은 보는데 권력형 괴롭힘 이건 좀 차원이 다른 문제인 거죠?
▶ 박상진 SBS 기자:
그렇습니다. 매일 같이 밀려드는 업무 고단한 일상. 직장인들은 다들 공감하고 계실 텐데요. 그 중에서도 직장인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 중의 하나가 직장상사라는 이름이죠. 저도 마찬가지지만 직장에서 상사 그리고 부하 직원이라는 건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아무래도 부하 직원이 원활하게 직장생활하기 위해서는 상관 눈치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는데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직장상사가 자기 지위, 권력 이용해서 부하 직원 괴롭히고 폭언, 욕설 심지어 폭행까지 자행하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이건 아니죠.
▶ 박상진 SBS 기자:
직장에서 상사라고 해서 부하직원을 함부로 대하라는 자격을 주는 건 아니잖아요. 직장상사라는 건 경험이 풍부한 선배로서 후배 직원을 이끌어 주는 존재인데 실제 몇몇 직장 상사분들은 본인이 포탄이 날아다니고 떨어지는 전쟁터에서의 상관으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보도 위해서 직장인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벌이셨다고요?
▶ 박상진 SBS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가 한 직장인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서 방송위에서 직장 내 권력형 괴롭힘에 대해서 설문조사를 실시해봤습니다. 현재 직장인인 306명을 대상으로 약식으로나마 간단하게 실태조사를 해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요?
▶ 박상진 SBS 기자:
조금 전에도 말씀하셨지만 응답자의 80%가 직장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그 정도면 10명 중의 8명인데 예를 들어서 회사에서 누가 봐도 조금 문제 있으신 분 이런 분들 내놨다고 할까요. 이런 분들 제외하고는 웬만한 직장인들은 다 당해봤다고 해야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의 괴롭힘을 겪고 있다고 하던가요
▶ 박상진 SBS 기자:
상사로부터 괴롭힘 가운데 가장 많은 수가 답한 게 고함, 폭언, 욕설이었습니다. 응답자의 30%가 그 부분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얘기를 했고 이어서 의견무시 및 업무 외 작업 지시가 18%로 두 번째로 많이 응답을 한 걸로 나왔고요. 그 외에도 업무 성과를 무시 한다, 아니면 업무 지시가 과중하다 아니면 상사 개인 업무 지시를 한다. 이런 것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실제로 취재를 해보시니 상사들의 언어폭력은 어느 정도 수준이던가요?
▶ 박상진 SBS 기자: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게 제가 이런 취재를 했다고 해서 모든 상사들이 비합리적이고 폭력적 이런 건 아닌데 그런데 심하다 싶은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저희가 만났던 한 지자체 무용단이 한 무용수 같은 경우에는 현재 휴직 중이었는데요. 그 분은 무용단을 인솔하는 감독이 항상 괴롭힘이 있어서 원인이 된 겁니다. 당시는 감독이 자기를 불러서 폭언을 일삼았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게 예를 들자면 너는 인성이 잘못됐다 쓰레기 같은 인성이 네 춤에서 나오는 거다. 이런 말을 하고 또 대놓고 다른 단원들 앞에 세워놓고 반복적으로 이거 한 번 춰봐라, 이것도 춰봐라, 그런데 왜 이렇게 못 하냐. 이런 식의 계속 모욕적인 행동을 당했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쓰레기 같은 인성. 표현이 과하네요.
▶ 박상진 SBS 기자:
저희도 듣고 그렇게 생각이 들었고요. 지난 해 8월에는 연필꽂이로 머리를 맞아서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취재했을 때 무용단 감독 같은 경우는 무용수가 무용단의 안무를 외부로 유출한 거 관련해서 지적을 했을 뿐이지 폭행은 한 적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거든요. 감사를 해당 지자체가 벌였는데 감독의 폭언하고 폭행 부분이 모두 인정이 돼서 한 달 동안 출연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확인이 된 거군요.
▶ 박상진 SBS 기자:
네. 이런 경우도 있었고. 어떤 직장인 같은 경우에는 너무 욕설 고성에 그런 것들을 하도 들어서 그만 둔 사람도 있었는데요. 회사를. 15년 동안 한 보험회사 다녔다는 40대 중반 남성이었는데 솔직히 그 나이에 처자식 두고 회사 그만두기 쉽지 않은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럼요. 참을 인 자를 새기고 다녀야죠.
▶ 박상진 SBS 기자:
그런데도 그만뒀을 정도니 본인도 부끄럽기도 했지만 더 이상 이렇게 모욕을 받아가면서 견딜 수는 없었다. 전 직장 상사 같은 경우는 이제 전 직장 상사가 됐죠. 특정으로 몇 명을 찍어서 괴롭히는 스타일이었다고 하는데요. 고성에다, 죽여버리겠다, 밥은 너 왜 먹냐, 월급 도둑놈. 인격 모독적 발언 거의 매일 하다시피 했다고 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보면 조직에서 본보기 삼아서. 그런 말 있잖아요. 표현이 뭐하지만 한 명만 패라고 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찍혀서 당했다는 거군요.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말씀하신대로 40대 중반의 남성이 직장 그만 두기 웬만해선 참 힘든데 말이죠. 그런데 어떨까요. 이런 이유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 박상진 SBS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지나친 성과주의 이런 것들에 기인한다고 봐야 합니다. 성과만 내면 되는 거니까 과정상에서 상처를 입든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욕설 폭언 이런 것들은 결국에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그런 과정의 하나다. 이런 인식들이 있고. 기본적으로 사람은 쥐어 짜야만 일을 한다, 이런 인식 또한 직장 내 괴롭힘을 어느 정도 정당화하고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인식도 있긴 하지만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오히려 당한 사람이 문제가 있을 거다, 저 사람 일 안 하고 그러니까 그러는 거 아니야? 그런 정도. 그런 내용이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개인적인 성향의 문제다, 이렇게만 볼 수 없는 거예요?
▶ 박상진 SBS 기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여성들의 경우에는 성희롱이나 성추행 같은 경우도 또 다른 권력형 괴롭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지 않겠어요?
▶ 박상진 SBS 기자:
말씀대로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만난 새내기 1년차 여성 직장인도 그런 경우였는데요. 김씨는 들어간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성희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직장이 본인 빼고는 모든 직원이 다 40대에서 60대 정도의 남성 직원이라고 여직원은 얘기했는데요. 직장인 말로는 직장이 복장에 대해서 크게 엄격하진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자기가 어느 날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갔더니 다른 남성 직원들이 누구를 꼬시려고 그런 노출을 하고 왔느냐. 어떤 날은 조금 루즈한 티셔츠를 입고 갔더니 그렇게 파인 옷 입고 가슴 다 보여주면 우리가 일을 할 수 있겠느냐.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모욕적인 언어들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해봐도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는 거죠. 이 직장인은 상당히 의기소침 했었는데 자기만 회사에서 예민하고 이상한 사람 된 것 같아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이런 얘기들 들으면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해라, 항의를 해라, 이렇게 말씀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분위기상 쉽지 않은 거잖아요.
▶ 박상진 SBS 기자:
그렇죠.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여성 직장인의 경우도 그렇고 문제제기 했는데 오히려 나만 피해보는 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는 거고. 결국 문제제기 해도 상황이 안 바뀔 거다, 라는 근본적인 불신이 있거든요, 부하 직원 입장에서는. 저희가 실제로 설문조사한 거에서도 괴롭힘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대해서 응답자의 63%는 그냥 참는다.
▷ 한수진/사회자:
참는다
▶ 박상진 SBS 기자:
네. 그 이유로는 직장이나 상사로부터 보복, 불이익. 이런 응답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가장 많이 답한 36%가 답한 게 상황이 결국 달라지지 않을 거기 때문에 그런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이런 생각을 하는데는 아마 그런 사례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문제제기 했다가 별로 상황이 달라지지 않고 피해만 보고. 그래도 바꿔나가야겠죠.
▶ 박상진 SBS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취재 통해서 보니까 우리 직장이라는 게 임금 받고 노동 교환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건가. 저희가 꼭 그런 분들만 만나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요. 사회적으로 연봉에는 욕 값이 들어있는 거다, 이런 통념이 일반화 되어 있는 것 같았고. 그런데 아무튼 직장은 군대가 아니니까 일방적인 지시 이런 거 복종 이런 것보다는 서로 직장 상사는 상사대로 후배 직원은 후배 직원대로 서로를 존중하는. 너무 당연한 얘기 같지만 뻔 한 이런 부분이 바뀌지 않고서는 직장 내 괴롭힘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SBS 뉴스토리 박상진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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