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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운 배우자 이혼 청구 안 돼" 원칙 고수

<앵커>

바람을 피우거나 잘못한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고 대법원이 다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대법관 판단이 7대 6으로 팽팽했습니다. 6명은 실질적인 이혼 상태라면 혼인 관계를 정리하는 게 합리적이란 의견을 냈기 때문에 앞으로 이걸 인용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어제(15일) 바람을 피우고 혼외자식을 둔 60대 남성이 15년간 별거 중인 아내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관 13명 가운데 7명이 기존의 유책주의 입장을 유지하면서, 파탄주의를 주장하는 남성의 이혼 요구는 기각됐습니다.

파탄주의가 도입될 경우 잘못 없는 배우자의 희생을 강요할 수 있어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겁니다.

[양승태/대법원장 : 이혼 후의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책임에 관해서도 아무런 법률 조항이 없어서 상대방의 일방적 희생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합니다.]

다만, 이혼 청구 기준은 다소 확대했습니다.

잘못이 있는 배우자라도, 그 책임이 사라질 정도로, 배우자나 자녀에 정성을 다했거나, 시간이 흘러 책임소재를 따지는 게 무의미해졌다면, 이혼이 가능하단 겁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개인의 행복추구보단 가족과 혼인제도 보호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적 위상이 올라가고 이혼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는 데에는 유책주의와 파탄주의 모두 이견이 없어 앞으로 유책주의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판결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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