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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많은 9천 리 징용길 거슬러…70년 만의 귀환

<앵커>

일본 홋카이도로 끌려가 강제 노역에 시달리다 숨진 조선인 유골 115구가 7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습니다. 한 많은 징용 길 9천 리를 거슬러 돌아오는 여정입니다.

도쿄에서 최선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도쿄 한 사찰에 버스 한 대가 들어옵니다.

이미 유골이 된 조선인 징용 피해자 115구를, 70년 만에 고향으로 모시는 길입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시민이 넋을 달래는 추도식을 함께 열었습니다.

유골 115구는 태평양 전쟁 말기 홋카이도 우류 댐 건설 등에 동원됐다 숨진 조선인 강제노역 피해자의 일부입니다.

당시 홋카이도에는 14만 명이 끌려와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고 그중 2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묘지도 없이 방치됐던 이들에 대해 지난 97년부터 두 나라 시민이 힘을 모아 발굴에 나섰고, 양국 간 공식조치를 기다리다 지쳐 일단 올 추석에 맞춰 고향으로 모시는 중입니다.

[정병호/평화 디딤돌 대표(한양대 교수) : 피해자 입장만으로 다른 나라에 와서 진상을 규명한다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함께 하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도노히라/일본 측 대표 : 식민지 지배 아래 벌어진 강제노동이므로 일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고향 가는 길은 징용 때 끌려 왔던 3,500km, 9천 리 길을 거슬러 돌아가는 여정입니다.

어제 홋카이도를 출발해, 도쿄와 시모노세키를 거쳐 오는 19일 서울에서 시민 장례식을 치릅니다.

70년 만의 유골 귀환은, 식민지 징용은 강제노동이 아니라는 일본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조용히 꾸짖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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