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집권 인민행동당(PAP)이 11일 조기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리셴룽(李顯龍·63) 총리는 2006년 선거 이래 내리 3차례에 걸친 PAP 총선 승리의 주역으로 당 안팎의 탄탄한 입지를 과시했다.
지난 3월 타계한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 리콴유(李光耀) 초대 총리의 장남인 리셴룽 총리는 2004년 총리직에 올라 11년째 재직 중이며, 당 사무총장으로서 PAP를 이끌고 있다.
리 총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수학과 전산학을 전공하고 미국 하버드대학에서도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정계에 입문했다.
첫 도전에서 국회의원이 된 그는 1988년과 1991년, 1997년, 2001년 선거에서도 연속 당선됐으며 1990년 11월 경제 등을 담당하는 부총리에 올랐다.
1998년에는 중앙은행(MAS) 총재로 지명됐고 2001년에는 재무장관을 맡았다.
일각에서는 부친의 후광을 입었다는 비판적인 분석도 있지만, 부총리에 오른 이후인 지난 1997~1998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총리 취임 후 처음 실시된 2006년 총선에서 PAP의 압승을 이끌었다.
그의 지도력 아래 실시된 2011년 선거에서도 PAP는 전체 87석 중 81석을 얻어 승리했다.
PAP는 당시 선거에서 야당에 사상 최다인 6석을 빼앗겨 내용적으로는 패배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던 부친 리콴유 전 총리와 달리 온화하고 성실한 지도력과 진솔한 면모로 광범위한 인기를 얻고 있다.
PAP의 간판격인 리 총리는 자신의 인기를 PAP 지지표로 연결시키기 위해 이번 선거 운동 기간에 PAP의 아성으로 불리는 선거구는 물론, 야당 세력이 강한 지역에서도 빠짐없이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유권자들과 어울려 격의없이 셀카를 찍고 "싱가포르 미래가 여러분 손에 달렸다"며 특유의 직설적이고, 진솔한 방식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 친밀감을 전달했다.
리 총리는 70세가 되면 총리직을 수행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올해는 그가 전립선 암 제거 수술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총선을 계기로 싱가포르를 이끌 차세대 지도자의 윤곽이 드러날지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그의 후계자로 우선 거론되는 인물은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재무장관 겸 부총리, 테오 치 힌 내무장관 겸 부총리 등 부총리 2명이다.
이중 차기 지도자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올해 58세의 샨무가라트남 재무장관은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 정책위원회 의장으로 임명되는 등 나름대로 상당한 인지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같은 해 실시된 총선 당시 5석이 걸린 집단 선거구에서 PAP를 이끌어 2번째로 큰 표차를 보이며 야당에 승리했다.
스리랑카 타밀족 계통인 샨무가라트남 장관은 중국계 화교 비중이 가장 큰 싱가포르에서 비(非)중국계가 국가를 이끌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해 정계 안팎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는 리 총리와 마찬가지로 중앙은행 총재 출신으로 싱가포르가 2007~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총선을 통해 의회에 진출해 첫 번째 임기 도중에 각료로 입성한 헹 스위 킷, 탄 추안-진, 로런스 왕, 찬 춘 싱도 현 정부의 핵심 지도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보다 유능한 행정 관료들이 국가 통치와 정부 정책을 주도하는 싱가포르는 장기간에 걸쳐 정부를 이끌 차세대 지도자들을 발굴·양성하고 있으며, 이들은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실무 지식과 경험을 쌓고 있다.
리 총리는 자신의 자녀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배출된 유능한 인물 중에서 자신의 후계자가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싱가포르 총선 3연승 이끈 리셴룽총리와 새 지도자들
차세대 지도자 윤곽 드러날지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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