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러시아 사할린으로 끌려가 탄광 등지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사망한 한국인 유골 11위(位)가 11일 '망향의 동산'에 안치됐습니다.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강제동원위)'는 희생자 유골 13위를 하루 전 국내로 봉환해 이날 오후 유족 단체와 정부,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국립 '망향의 동산' 납골당에 모셨습니다.
희생자 유골 13위 가운데 2위는 유족들의 희망에 따라 국내 선산으로 따로 모셔져 망향의 동산에는 11위만 봉안됐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중일전쟁 다음 해인 1938년 일제가 제정한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사할린 탄광, 항만 건설공사 현장, 군수공장 등지에 끌려가 일했으나 광복 이후 1990년 한·러 수교 전까지 귀국할 길이 없어 그곳에서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지 발굴작업에 직접 참여한 자녀 혹은 손자·조카 등의 품에 안겨 돌아온 희생자 유골은 망향의 동산 내 귀정각 앞 광장에서 추도식이 끝난 뒤 태극기에 싸인 유골함과 함께 제법 굵은 빗속에 납골당에 모셔졌습니다.
위원회에 따르면 1945년 당시 사할린 지역의 한국인 거주자는 약 4만 3천 명으로, 이 가운데 약 3만 명이 강제노동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네 살 때 아버지 조근형(1914∼1974)씨와 헤어졌다가 72년 만에 만난 조순옥(76·여)씨는 "사할린에서 아버지의 유해를 어렵게 모셔와 고국에 쉬게 해 드리니 참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할린강제동원억류피해자한국잔류유족회 신윤순(71·여) 회장도 "이제야 고국으로 모신 영혼이 평안히 쉬시길 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사업이 상설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안치된 유골은 총리실 산하 강제동원위 주도로 지난 8∼9일 현지에서 발굴·화장하고 추도식을 거쳐 모셔왔습니다.
강제동원위와 외교부는 그동안 러시아 정부와 협의를 통해 2013년 1위, 지난해 18기를 각각 봉환했고, 13위가 추가로 돌아와 모두 32위가 봉환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사할린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천안 망향의 동산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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