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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암살' 중국 개봉…한국영화 중국 흥행성적 총정리

[취재파일] '암살' 중국 개봉…한국영화 중국 흥행성적 총정리
국내에서 1260만 관객을 동원한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이 다음주 17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합니다. 항일 독립군들의 활약상을 그린 암살은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죠. 중국도 70주년 전승절 행사를 대대적으로 거행했던 점을 고려할 때 '암살'의 흥행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100% 낙관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영화 역대 1위작인 '명량'의 경우 지난해 12월 중국 개봉 수익은 2671만 위안(50억원/이하 최근 환율 적용)에 그쳤습니다. 일본과의 해전 이야기이고, 비전투장면 20분을 줄여 더욱 박진감 있게 편집을 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한 겁니다. 중국 영화팬들의 평가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대표 문화평론사이트 '도우판'( www.douban.com)에선 7/10점, 중국 최대 영화사이트 '스광왕'( www.mtime.com) 에선 7.1점의 평점을 받았습니다. 최동훈 감독의 또 다른 천만 영화 '도둑들'도 2013년 1월 중국 개봉 수익은 2225만 위안(42억원)에 불과합니다. 중국 박스오피스 20위 영화의 수익이 4억5000만 위안(841억원) 정도입니다.

 명량이나 암살처럼 한국 영화가 중국 배급사를 통해 개봉하는 방식 말고도, 중국 진출 방식은 다양합니다. 한중 합작영화, 한국영화 리메이크작, 한국감독 연출작, 한국배우 출연작 등이 있죠. 한국과 '관련'된 영화들의 중국 내 흥행성적과 주요 사이트의 평점을 정리해 봤습니다. 중국어로 나오는 중국 영화는 파란색으로 구분했습니다. 1000만 위안 이하 영화는 제외했습니다.
 
<한국 관련 영화 중국 흥행 성적>
영화명 중국개봉 흥행수익(위안) 도우반 평점 스광왕 평점 비고
소피의 연애매뉴얼 2009/8 9199만 6.7 6.4 소지섭•장쯔이 주연
대병소장 2010/2 1억5729만 6.9 7.0 유승준 조연
호우시절 2010/3 99만 6.4 6.9 정우성 주연
검우강호 2010/9 6436만 6.9 7.3 정우성•양자경 주연
7광구 2011/12 2105만 5.1 6.3  
만추 2012/3 5638만 6.9 7.6 현빈•탕웨이 주연
필선 2012/7 5817만 4.7 5.1 안병기 감독
위험한 관계 2012/9 6271만 5.8 6.4 장동건•장쯔이•장백지 주연
차이니스 조디악 2012/12 8억8111만 6.7 7.1 권상우•유승준 조연
일대종사 2013/1 2억9023만 7.6 7.8 송혜교 조연
이별계약 2013/4 1억9284만 6.7 6.5 오기환 감독
필선2 2013/7 8217만 4.0 4.4 안병기 감독, 박한별 주연
미스터 고 2013/7 1억1285만 5.4 6.3  
적인걸2 2013/9 6억 79만 6.9 7.2 김범 조연
아빠 어디가 극장판 2014/1 6억9656만 6.2 5.8 중국판 '아빠 어디가' 영화화
설국열차 2014/3 7484만 7.2 7.7  
길 위에서 2014/3 1950만 3.4 3.8 지진희 주연
필선3 2014/7 5037만 4.2 5.2 안병기 감독
감시자들 2014/9 915만 7.6 7.5  
두 도시 이야기 2014/11 992만 4.5 5.8 김태균 감독, 지진희 주연
로수홍안 2014/11 6631만 4.8 5.5 비•유역비 주연
명량 2014/12 2671만 7.0 7.1  
내 여자친구는 조기갱년기 2014/12 1억6155만 5.5 5.9 곽재용 감독
태평륜 2014/12 1억9531만 5.7 6.3 송혜교 조연
20세여 다시 한 번 2015/1 3억6590만 7.2 7.2 수상한 그녀 중국 리메이크작
달려라 형제 극장판 2015/1 4억3407만 3.4 4.1 중국판 '런닝맨' 영화화
아빠 어디가 극장판2 2015/2 2억2339만 4.5 4.7  
드래곤 블레이드 2015/2 7억4383만 6.0 4.7 최시원•유승준 조연
두근두근 내 인생 2015/3 559만 7.0 7.1  
적도 2015/4 2억 974만 5.9 6.4 최시원•지진희 조연
태평륜2 2015/7 5101만 6.8 6.8 송혜교 조연
파풍 2015/8 1억4512만 7.6 7.2 최시원 조연
적과의 밀월 2015/9 상영중 5.4 5.0 권상우 주연
암살 2015/9 미개봉      
제3의 사랑 2015/9 미개봉     이재한 감독, 송승헌 주연

 중국 내 우리 영화의 흥행 순위는 1위 '미스터 고', 2위 '설국열차', 3위 '만추'입니다. 미스터 고는 국내에서 관객 133만명에 그치며 적자를 봤지만, 중국 내 흥행 덕분에 최종 적자는 면할 수 있었습니다. 만추의 경우 영화평이 좋기는 하지만, 흥행의 직접적인 요인은 역시 '탕웨이'의 티켓 파워였습니다. 

탕웨이는 올해 중국영화 흥행 1위작인 '착요기'에도 출연했죠. 착요기의 수익은 24억2654만 위안(4493억원)입니다. 한국영화 역대 흥행 1위작인 '명량'의 국내 수익은 1357억원입니다. '소피의 연애매뉴얼', '위험한 관계' 등도 역시 장쯔이, 장백지의 티켓 파워가 흥행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 곽재용 감독 연출의 중국 영화 '내 여자친구은 조기갱년기'
 
 권상우 씨가 출연했던 '차이니스 조디악'의 수익이 8억8111만 위안이였다니 놀랍군요. 권 씨는 이달 한국과 중국에서 자신이 주연한 영화 두 편이 개봉합니다. 중국 영화 '적과의 밀월'(2일 개봉)과 우리 영화 '탐정:더 비기닝'(24일 개봉)입니다. 중국 내 한국 배우 가운데 최고 흥행 배우는 최시원 씨가 아닌가 합니다. 

'드레곤 블레이드', '적도', '파풍' 등이 모두 대박 흥행을 거뒀군요. (파풍 예고편 클릭) 송혜교 씨는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와 오우삼 감독의 '태평륜' 등 대작 영화에 주로 캐스팅됐습니다. 최시원 씨처럼 중국 대사가 많지 않은 점은 아쉽습니다. 송 씨의 한국 영화 '두근두근 내인생'은 흥행에 실패했네요. 

안타깝지만, 달리 보면 중국 영화팬들이 송혜교 씨를 중국 배우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나 합니다. 김범 씨는 '적인걸2'의 흥행으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또 다른 영화 '러버스 앤 무비스'(2월 개봉)에도 출연했습니다. 지진희 씨의 경우 그동안 중국 출연작들이 지지부진했는데, '적도'가 흥행을 했군요.

 감독 가운데에선 '이별계약'의 오기환 감독이 가장 큰 흥행수익을 올렸습니다. 안병기 감독도 필선 시리즈를 모두 합치면 1억9071만 위안의 수익을 올렸네요. '엽기적인 그녀'를 연출했던 곽재용 감독은 중국 영화 '내 여자친구는 조기갱년기'(위 사진)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예고편 클릭) 

1억6155만 위안(298억원)의 수익이라면 흥행감독 반열에 오를 만합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이재한 감독은 오는 30일 중국 영화 '제3의 사랑'의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두 주연인 송승헌 씨와 중국 여배우 유역비 씨가 결혼을 발표해 화제를 낳았죠. (예고편 클릭) 
한국 감독과 배우들의 중국 진출작들은 한두 편이 아닙니다.

1) 손예진 씨가 출연한 '나쁜 놈은 반드시 죽는다' (위 포스터)는 다음달 개봉합니다. 중국인 세 친구가 제주도 여행을 왔다가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습니다. 제주도에서 대부분 촬영이 이뤄졌죠. '어벤져스2'처럼 국내 제작비의 25%를 현금으로 돌려받는 작품입니다.  (예고편 클릭) 

2) '블라인드'를 연출했던 안상훈 감독은 블라인드의 중국 리메이크작 '나는 증인이다'를 연출했습니다. 역시 다음달 개봉합니다. (예고편 클릭) 

3) 박유환 감독의 '신비가족'도 다음달 개봉리스트에 있군요.

4)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장태유 PD도 중국으로 건너갔죠. 곽부성을 주연으로 한 '청춘합협인'의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촬영은 모두 끝났고, 후반 작업이 한창입니다.

5) '접속'의 장윤현 감독은 '평안도'를 연출했습니다. 무인도에 표류한 해양탐사팀의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 영화인데, 12월 개봉을 추진 중입니다.  (예고편 클릭) 

6) 정일우 씨가 주연을 맡은 '여장부'도 있고요.

7) 이준기 씨가 주연을 맡은 '시칠리아 햇빛 아래'도 후반 작업 중입니다.

8) '박수건달'의 조진규 감독이 연출한 '아망천당'에는 주원 씨가 출연합니다. 연말쯤 개봉.

9) 이범수 씨가 나오는 '바보 계획'은 내년쯤 개봉할 것 같습니다.

10) '7급 공무원'을 연출한 신태라 감독은 한류 스타 이민호 씨와 함께 '바운티 헌터스'라는 영화를 제작합니다. 중국 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11) 이정재 씨도 중국 드라마PD 출신이 리준 감독이 연출하는 '역전의 날'에 출연합니다.

암살의 중국 개봉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중 영화계의 협력 상황을 정리해봤습니다. 그런데, 흥행 성적만 놓고 우리 영화, 우리 영화인들의 작품이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군요. 연간 중국 박스오피스 30위권에 들어가는 영화도 찾기 어렵습니다. 

중국에서 개봉한 우리 영화들의 경우 언어와 정서 등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는 듯합니다. 또, 중국 영화에 진출한 우리 영화인들도 2,3억 위안급 흥행작은 몇 작품 없습니다. 어떤 분은 국내에서 더 멋진 작품들을 만들 수 있는 우리 영화인들이 중국에서 평작들만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물론 중국에서 높은 몸값을 받으니 개인적으론 만족하겠지만요. 물론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 영화시장은 북미에 이어 세계 2위로 매출 규모는 6조원입니다. 우리의 3배 정도입니다. 지난해 한중영화공동제작협정(한중합작 영화를 중국 영화로 인정해 외화 쿼터 제한에서 빼주는 제도)도 체결됐으니 중국 진출의 적기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우리 영화계 내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중국에서 얼마의 몸값을 받았네, 얼마의 흥행수익을 올렸네 라는 논의보다 중국인들이 한국 영화, 한국 문화, 나아가 한국인에 대한 호감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고차원적인 전략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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