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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현대무용 공연장으로의 나들이

LDP 무용단 정기공연 뒷이야기

일반 대중들에게 현대미술 이상으로 난해한 게 현대무용일지 모릅니다. 기본적으로 내러티브 혹은 서사가 선명하지 않은 구도 속에서 시각적 이미지만으로 무엇인가를 전달한다는 게 도전적인 작업일진데, 현대예술의 경우 작품과 주제 사이에 직관적 연결고리가 느슨한 경우도 많다 보니 감상자 입장에서는 어렵고 난해하게 느끼는 게 자연스러운 일일 겁니다.  

하지만 다른 예술 장르도 그러하듯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흥미로운 현대무용 공연이 적지 않습니다. 거듭 봐도 좀처럼 질리지 않는 ‘백조의 호수’ 같은 고전발레와 비교하면 시각적인 화려함이나 아름다움은 덜할지 모르지만, 현대적인 주제의식과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몸짓의 매력을 느끼게 되는 거죠.
무대 위에 거대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와이셔츠 단추를 맨 끝까지 채우고 양복을 입은 남성들의 몸에는, 그러나, 얼굴이 없습니다. 혼자 웅크려 있거나 쓰러져 있거나 어딘가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그들은 걷다 쓰러지기도 하고 쓰러졌다 발버둥 쳐 다시 일어서기도 합니다.

쓰러진 사람들은 서 있는 사람을 향해 손을 뻗지만 서 있는 사람은 빤히 쳐다볼 뿐(얼굴이 없어 눈도 없는데 빤히 쳐다본다는 표현이 좀 우습게 들리기는 하지만, 그들의 몸짓을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됩니다.) 그 손을 잡아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쓰러져 있는 사람들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그들을 짓밟기만 할 뿐입니다.

현대무용의 실험성과 역동성을 강조하며 창단한 LDP(Laboratory Dance Project) 무용단의 지난 주말 공연 속 한 무대입니다.
그렇게 서성이는, 파편화되고 섬처럼 고립된 그들 사이에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 둘 등장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무대를 장악한 덩치 큰 사람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왜소하고 나약해 보이는 인물들입니다.

이 작은 사람들은 덩치 큰 사람들에 의지하듯 혹은 기생하듯 힘들고 부자연스러운 몸짓을 보여주지만, 이내 보다 자유롭고 역동적인 군무로 나아갑니다.
작은 사람들은 덩치 큰 사람들의 널찍한 가슴 속에서 숨어있는 '사람의 얼굴'을 끄집어내도록 이끕니다. 더 나아가 그들의 그 큰 어깨를 지탱하던, 거추장스러운 소품의 덩어리마저 벗어던지도록 해 그 안의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나도록 합니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일까요? 이런 도발적인 이미지와 몸짓을 통해 안무가가 전달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요?

작품의 제목은 '소셜 팩토리(Social Factory)'. LDP 무용단의 단원이자 젊은 안무가인 길서영 씨는 ‘몸을 오브제로 사용하여 현존하는 주체로서의 자아를 돌아보고자 하는 안무적 의도’를 반영했다고 설명합니다.

‘자본주의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사회의 규정된 가치기준은 인간 본연의 주체성과 정신적 가치 상실을 가져왔다. 사회, 타자, 자신으로부터 소외된 현대인의 생물학적 몸과 사회적 몸의 이미지를 대립시켜 사회 속에서 매개되어 왜곡된 몸을 주체로서 부각시키고자 한다.’  
사진들을 보면 머릿속에 무대가 그려지시나요? 역동적이고 도발적인 몸짓의 매력이 느껴지시나요? 흥미로운 무용 공연들을 보고 돌아오는 길엔 인간의 육체와 그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아름다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아직 한 번도 현대무용 공연에 가본 적이 없다면 이번 기회에 한번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 사진제공: LDP 무용단 / 포토그래퍼: BAK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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