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기도 시흥에서 한 70대 어머니가 40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했습니다. 앞서 4월에는 서울에서 한 70대 아버지가 역시 40대 아들의 목을 졸라 살해했습니다.
숨진 두 아들 모두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었는데요, 이미 수십 년 동안 정성껏 돌봤는데 이제 와서 설마 수발이 힘들다는 이유로 부모가 친자식의 목숨을 제 손으로 끊었을까요?
이들 노부모는 공통적으로 본인이 세상을 떠난 뒤 자식이 홀로 남겨지는 게 걱정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장애인 자녀를 둔 대부분의 부모들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이해할 수 있다며 공감했습니다. 권란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정종훈/뇌병변장애인 아버지 : 오죽하면 목을 졸랐을까 생각이 들어요. 그런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프죠.]
장애인 부모들은 나이가 들수록 본인의 노후보다 자식의 앞날이 더 막막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자식을 끝까지 옆에서 지켜주고 싶지만, 언젠가는 먼저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가 있더라도 각자 먹고살기 바쁘고 시설에 보낸다면 통제된 생활을 해야 해서 그저 자식이 불쌍하기만 합니다.
그런데도 국가는 장애인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탁상행정만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1에서 3등급까지 장애인들에게는 활동 보조인을 붙여주는 제도가 있는데 하루에 최장 13시간까지만 지원해주기 때문에 나머지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사고라도 나면 꼼짝없이 희생될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과 전남 등 일부 지자체에서 장애 정도가 심한 경우에 한해 추가적으로 보조인을 보내 24시간을 채워주고 있기도 하지만, 이를 두고 지난 7월 감사원은 복지 예산의 이중 지출이라며 제재하고 나섰습니다.
따로 도우미를 고용할 형편이 되지 않는 한 부모가 살아 있어도 본업도 포기한 채 자녀에게 매달려야 하는 수밖에 없는 겁니다.
또 활동 보조인 비용도 부양 의무자 소득에 따라 최대 22만 원까지 자기가 부담해야 하고, 장애연금도 신청하려면 소득 하위 70%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장애인도 부모도 월급이 없더라도 작은 집 한 채나 차라도 한 대 있으면 연금을 못 받는 겁니다.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 가족에게 차량은 필수나 마찬가지인데도 말입니다.
단 하루만이라도 내 새끼보다 오래 사는 게 모든 장애인 부모들의 소원이라는데요, 장애인 가족의 비극을 이어가지 않기 위해 정부가 장애인 정책의 관점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취재파일] "나 죽으면 어쩌라고" 장애인 부모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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