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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중 4명만 인정" 여전히 높은 난민 정책

<앵커>

이처럼 지금 유럽의 난민 사태가 심각한 상황인데, 우리는 어떨까요. 국내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500여 명에 불과합니다. 해마다 난민 신청이 늘고 있지만, 실제 인정받는 난민은 100명에 4명꼴입니다.

2년 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난민법을 도입하긴 했지만 정작 난민 심사에선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뉴스인 뉴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파키스탄을 상대로 카슈미르 독립운동을 벌였던 A 씨는 지난해 국내에서 난민 신청을 거부당했습니다.

카슈미르가 분쟁지역이긴 하지만 신변 위협을 받을 정도라고 볼 수 없고 지도자 치곤 나이가 젊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카슈미르 출신 난민 신청자 : 조국에서는 독립을 위해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기와 같은 상황인 셈입니다. 조국에 돌아간다면, (체포되거나) 죽게 될 것입니다.]

탈출할 때 만든 위조 여권이 발각돼 1년 넘게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됐던 A 씨는 현재는 외국인 쉼터에서 임시로 머물며 또 한차례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A 씨는 조국에서 자신과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은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이미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외국인들의 난민 신청은 해마다 늘어 5년 새 무려 9배까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난민으로 인정받는 비율은 오히려 급격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콩고 출신 난민 신청자 : 시리아 아이의 사진에, 사람들이 놀라는 현실이 저는 더 놀라웠어요. 글쎄요. 흑인 아이가 아니어서, 충격적으로 느껴진 것은 아닐까요? 콩고에서 몇 년 전 같은 상황이 벌어졌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었어요.]

난민법에 따라 한시적으로 지원되는 생활비 지원금은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고, 그나마도 예산이 한정돼 대부분 민간 지원에 기대는 형편입니다.

사회적인 편견도 넘기 힘든 장벽입니다.

[정철원/목사, 외국인 노동자·난민 쉼터 운영 : 사람이잖아요. 난민이고 어려운 나라에서 왔지만 너 너희 나라 가. 시리아로 가. 그랬을 때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는 겁니다.]

최근에는 정부 시설에 머무는 난민 신청자 자녀들이 인근 학교에 진학하려다, 학부모 반발에 부딪혀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난민 인정 비율은 30% 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난민을 대하는 우리 현실이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게 인색했던 건 아닌지 되돌아 볼 때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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