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그동안 재외 피폭자를 차별해 억울했는데, 늦은 감이 있지만 승소해 다행입니다" 한국에 사는 원폭 피해자에게도 일본 정부가 치료비를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일본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아낸 이홍현(69) 씨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는 "한국에 있는 원폭 피해 생존자 약 2천600명을 대표해 승소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씨는 어머니의 태내에서 피폭된 피해자입니다.
한국인 강제징용자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히로시마에 거주할 때 그는 어머니의 뱃속에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당시 임신 7개월이었습니다.
원폭이 투하된 1945년 8월 6일은 이 씨 형의 생일이었습니다.
이 씨 가족은 아침식사를 하던 중 집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으나 신속하게 방공호로 대피해 다행히 목숨을 건졌습니다.
하지만, 이 씨 어머니는 당시 임신한 상태에서 서둘러 대피하느라 머리와 다리를 다쳤고, 원폭 낙진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 씨는 태어나기도 전에 태내에서 피폭자가 됐습니다.
그의 부모는 해방 후 귀국했고, 이 씨는 이듬해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씨는 현재 앓는 만성신부전증, 고혈압, 백반증 등이 태내 피폭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대구경북지부장을 맡았지만 건강 악화로 도중에 그만뒀습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하게 된 계기는 2008∼2009년 무렵 치료차 일본으로 갔다가 재외 피폭자에 대한 차별을 알게 되어서입니다.
이 씨는 "당시 일본 시청에서 피폭자 원호법을 보니 의료비 지원 금액이 너무 차이가 났다"며 "한국에 있는 피폭자의 경우 그 당시 비급여 의료비 상한액이 우리 돈으로 150만 원가량이었는데 일본에서는 별도의 제한이 없어 평균 2천700만 원 정도가 지급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부당한 현실에 소송을 결심한 후 2005년부터 자신의 진료 기록, 영수증 등 관련 서류를 5년 넘게 준비하고는 2011년 6월 일본 법원에 소송을 냈고 최종 승소했습니다.
이 씨는 "그동안 질병이 있는 상태로 소송을 진행하는 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이번 확정 판결로 재외 피폭자 의료비 상한제를 철폐하게 돼 기쁘다"며 "일본에서 도와준 시민단체와 변호사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 정부에 대해 "원폭 피해 생존자들은 현재 고령인데다 생계가 곤란한 이들이 많다"며 "원폭 피해자 및 자녀를 위한 특별법을 하루속히 제정해 최저생계비만이라도 지원해준다면 피해자들에게 경제적인 힘이 되고 질병 치료도 잘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원폭 치료비 소송 승소 이홍현 씨 "늦었지만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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