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 사태로 유럽이 위기에 처한 와중에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 군사개입 논란을 둘러싸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불가리아 외무부는 8일(현지시간) 시리아로 가는 인도주의 구호물자를 실은 러시아 군용 수송기들이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수송기에 실린 화물의 정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면서 "우리는 화물에 대해 심각하게 의심할 만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무부는 지난 주말 관련 결정을 러시아 측에 통보했다면서 독자적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리아로 가는 화물을 실은 2대의 러시아 수송기가 발칸반도와 그리스를 경유하는 노선 대신 이란 영공을 통해 시리아로 비행하게 될 것이라고 그리스 신문 '카티메리니'는 보도했다.
불가리아 정부의 결정은 러시아 수송기의 영공 통과를 금지해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가리아 정부의 결정으로 같은 노선에 속한 그리스는 러시아 수송기의 영공 통과 허용 문제를 검토해야 하는 책임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앞서 전날 AFP, 로이터통신 등은 그리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러시아 군용 수송기의 영공 통과를 허용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받아들일지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한 그리스 외무부 관리는 시리아로 가는 러시아 군 수송기 2대가 1일부터 24일 사이에 그리스 영공을 통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러시아 측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5일 미국 정부로부터 이를 허락하지 말라는 요구가 왔다"고 이 관리는 덧붙였다.
그리스에 대한 미국의 이런 요청은 최근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 대한 군사 개입을 본격화하면서 군용 수송기를 통해 병력과 군수물자를 운송할 수 있다는 의혹이 잇따른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일자 기사에서 러시아가 군사 선발대를 시리아에 보냈으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또 지난 1일에는 러시아가 아사드 정부에 가장 큰 위협인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공습하기 위해 전투기와 공격헬기, 조종사, 군사고문단 등 수천 명 규모의 공군부대를 시리아에 파견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력 확장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시리아에 군사 장비 지원 등 간접 지원은 계속해왔지만,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AFP통신에 "우리는 테러리즘과 싸우는 시리아 정권에 군사 장비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숨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군사력 확장을 시도하는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간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 공군의 최신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두 대가 지난 4일 러시아와 인접한 나토 회원국 에스토니아의 아마리 공군 기지를 방문해 비행을 실시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미 공군은 성명에서 "이번 방문은 지역 및 세계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입증하는 동시에 우리의 나토 동맹국의 안보 강화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미국, 시리아 군사개입 의혹 러시아 견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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