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에 가려 안 보여요"…'시야 가림 사고' 주의

<앵커>

이렇게 운전을 하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사람이 튀어나오면 차를 멈추기가 힘들죠.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더 조심해야 하지만, 길가에 주차돼 있는 차들이 문제입니다. 사람을 다 가리죠. 특히 SUV는 차체가 커서 웬만한 성인 남성도 안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주차돼 있던 SUV 차량 뒤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여학생을 길 가던 차량이 피하지 못하고 부딪칩니다.

[백혜경/서울 마포구 : 진짜 불안하죠. 초록 불이라도 이런 큰 차 주차돼 있으면 저희가 먼저 주시해봐야 되고. 아이들 같은 경우 특히나 안보이기 때문에 진짜 위험하죠.]

주차된 차량 때문에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 보지 못해 일어나는 이른바 '시야 가림 사고'는 지난해만 1만 건이 넘었고, 사망자는 156명에 달했습니다.

특히 SUV차량은 높이가 170cm를 넘어, 전체 차량의 15.4%에 불과한데도 '시야 가림 사고'를 유발한 비율은 30%에 이릅니다.

이 인기 국산 SUV 차량의 높이는 180cm입니다.

굽이 있는 구두를 신은 성인여성인 저도 감쪽같이 가려지는 높이입니다.

운전자가 시속 20km로 서행한다 해도 보행자를 발견하고 멈추는 데는 적어도 2.5초가 걸리기 때문에, 보행자가 시야에 늦게 나타날수록 사고 위험은 크게 높아집니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 건널목 앞뒤 10m, 교차로 앞뒤 5미터 안에선 주정차가 금지돼 있고, 보행자도 차량의 바로 앞이나 뒤로 나와 도로를 건너지 말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정차 위반 단속 강화와 함께 과태료 상향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