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파 정치인들이 최근 잇따라 발생한 경찰 살해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부터 미국 전역에 분 흑인 인권 운동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NBC 방송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위한 공화당 경선에 참가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물론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여성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를 이끄는 인권 운동가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경찰 살해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화살을 돌렸다.
크루즈 의원은 이번 주 휴스턴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경찰 살해 사건은 경찰을 향한 거친 말과 비방의 직접적인 징후"라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법무부,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반복해서 경찰을 비방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과 정부 관료가 어떤 비방을 일삼았는지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워커 주지사도 보수주의자들이 즐기는 방송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6년간 경찰에 반대하는 말들이 많이 등장했다"고 오바마 때리기에 가세했다.
헤일리 주지사는 전날 한 오찬장에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나, (이 운동을 이끄는) 이들은 퍼거슨과 볼티모어를 파괴한 탓에 불명예스럽게도 위태로워졌다"고 말했다.
미주리 주 소도시 퍼거슨과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벌어진 BLM 운동이 과격 시위로 말미암은 폭동으로 이어진 탓에 인권 운동가들의 입지도 좁아졌다는 비판이다.
지난달 28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인근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다가 흑인 용의자의 무차별 총격에 백인 보안관 대리 대런 고포스가 사망한 직후 BLM 운동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졌다.
공화당 지지자인 해리스 카운티 경찰국의 보안관 론 힉먼이 정확한 범행 동기가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BLM 운동이 용의자의 총기 난사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자 이에 동조하는 보수파가 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BLM 운동가들이 보수적인 골수 공화당원들에게 인기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보수파의 비판은 놀라울 게 없지만, BLM 운동이 분열을 일으킨 것만은 분명하다고 NBC 방송은 지적했다.
심지어 민주당 성향이 압도적인 워싱턴D.C.와 볼티모어 시의 경찰서장조차도 오명으로 낙인 찍혔다는 불쾌감에 휩싸인 경찰과 경찰이 흑인을 부당하게 차별한다는 인권운동가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파들은 경찰의 잘못된 공권력 제한에 초점을 맞춘 BLM 운동에 반대할뿐더러 흑인의생명만 강조한 운동의 구호 자체도 좋아하지 않는다.
보수파의 눈에 이 구호는 마치 흑인을 제외한 다른 인종은 어떤 어려움도 겪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BLM 운동가들은 흑인과 히스패닉(스페인 어를 사용하는 중남미 출신 주민)이 부당하게 경찰에 희생되는 사례가 잦다며 모든 이의 생명은 소중하다고 개념을 확대하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낸다.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흑백 갈등에 지연되는 국민과 경찰의 신뢰 회복, 이념에 따라 저마다 다른 해석이 합쳐지면서 BLM 운동은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띨 전망이다.
(연합뉴스)
미국 보수파, 연쇄 경찰 살해 '흑인 인권운동·오바마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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