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뇌물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던 오토 페레스 몰리나(64) 과테말라 대통령이 결국 자진 사임하고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2011년 11월 집권한 군 장성 출신의 페레스 몰리나는 의회가 면책특권을 박탈하는 결정을 내리고 법원이 2일(현지시간)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3일 자진 출두했다.
그는 수입업체에 관세를 덜어주고 37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록사나 발데티 대통령을 포함한 전·현직 국세청장 등이 가담한 부패 고리에 '정점'에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검찰과 과테말라 반면책 국제위원회(CICIG)가 감청 등 수개월간에 걸쳐 광범위한 조사를 펼친 끝에 지난 4월 사건을 공개한 뒤 30명 안팎의 공직자들이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았다.
페레스 몰리나는 법원의 구속 적부 심사를 거쳐 검찰의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4개월 앞두고 하차한 그는 과테말라 역사상 면책특권을 박탈당한 첫 대통령이 됐다.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과테말라 프란시스코대학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도 받은 페레스 몰리나는 군 장성을 지내다가 2000년 제대한 뒤 애국자당(PP)을 만들어 2003년 총선에 출마해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디뎠다.
2007년 대선에서 당시 알바로 콜롬 대통령과 맞붙어 40% 후반의 득표를 했으나, 2차 투표에서 패한 뒤 야권 지도자로 4년을 기다렸다가 2011년 11월 대선 결선 투표에서 좌파 정권을 꺾고 군 장성 출신의 우파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그는 집권후 빈곤 퇴치와 정의·평등 구현, 조세 개혁 등 3가지 국정 과제를 제시했으나, 과업을 제대로 이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중남미 뉴스를 전하는 텔레수르가 보도했다.
가족 복지와 식량 보조금 지급 등을 목적으로 사회개발부를 창설했으나 이렇다 할 효과는 보지 못했고, 집권 후 3년간 1만7천여 명이 조직범죄 등에 의해 피살되면서 외국인 투자가 줄어드는 등 치안 정책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세금 탈루를 막고 징세를 강화하는 한편 공공 지출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내용의 슬로건도 내걸었으나, 정작 자신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그는 군에 재직하던 1982년 비무장 원주민 학살·고문사건에 가담한 의혹을 받으며 인권단체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 군 정보당국의 책임자를 맡은 뒤 1996년 내전 종식을 위해 정부와 게릴라가 평화협정을 맺을 당시 정부 대표로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연합뉴스)
임기 4개월 앞두고 불명예 퇴진한 과테말라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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